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임시정부의 터전이었던 중국 곳곳에서도 당시 독립운동 열기를 재현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임시정부 수립일인 11일 상하이 홍차오힐튼호텔에서는 장하성 신임 주중 한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21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국회 대표단과 한완상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이 함께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국회·정부 대표단은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했다. 현장에서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임시정부 헌장 선포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1919년 상하이에서 수립된 임시정부는 1932년 상하이를 점령한 일제의 압박을 피해 중국 내륙을 떠도는 유랑을 시작했다.
국회·정부 대표단은 백범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및 임시의정원 요인이 기념촬영을 했던 융안(永安)백화점 옥상과 매헌 윤봉길 기념관 등을 둘러본 뒤 기념식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날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임시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학술 세미나와 만찬 행사가 개최됐다.
염인호 서울시립대 교수와 스위안화(石源華) 상하이 푸단대 교수 등 한·중 학자들은 당시 우한이 포함된 화중지역의 독립운동과 조선의용대 활동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했다.
주우한총영사관은 1937년 11월부터 8개월 동안 임시정부의 활동 공간이었던 후난성 창사 시내 남목청 6호에서도 기념식을 열었다. 한국국민당과 한국독립당, 조선혁명당 등 3당 합당 회의 중 김구 선생이 총상을 입은 곳이기도 하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7년 이 건물을 폐쇄했다가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이번에 일시 개방했다.
1940년부터 광복 직전까지 임시정부의 마지막 터전이었던 충칭에서는 현지에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한 행사가 진행됐다.
주중한국문화원은 이날 충칭 JW메리어트호텔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을 기념하는 공연을 열었다.
이번 공연은 판소리 '열사가', 가야금병창 '내 고향의 봄', 국가대표 태권도시범단 시범, 넌버벌 퍼포먼스 '셰프' 등으로 구성됐다.
임시정부는 1940년 9월 17일 항일 무력 투쟁을 위해 광복군을 창설했다. 충칭에 있던 광복군 총사령부는 한때 철거될 위기에 처했으나 2014년 한·중 양국이 원형 보존에 합의한 이후 올해 초 복원 작업이 완료됐다.
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장은 "임시정부 청사와 광복군 총사령부가 보존된 충칭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화행사를 개최하게 돼 의미가 더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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