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바그너 갈라’...작품 위해 오케스트라, 무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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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04-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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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 5월17일부터 6월9일까지 예술의전당

[ '바그너 갈라'의 한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윤호근)이 ‘바그너 갈라’를 통해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한다. 바그너의 음악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오케스트라를 무대 위로 올린다.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기자 간담회가 25일 예술의극장 오페라극장에서 열렸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회(위원장 이소영)와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은 오는 5월17일부터 6월9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을 공동 개최한다.

국립오페라단은 ‘바그너 갈라’를 선택했다.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페스티벌에서 가장 무거운 작품을 선택했다. ‘바그너’는 예술적인 면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일반 오페라에 비해 더 큰 예산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정된 예산과 바그너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고민 끝에 ‘발퀴레’ 1막과 ‘파르지팔’ 3막을 ‘갈라’ 형식으로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시간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170분.

‘발퀴레’는 인간의 깊은 내면에 감춰져 있는 어둡고 은밀한 욕망을 목격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번 갈라 무대에서는 지클린데와 지그문트가 서로를 알아보며 사랑의 감정을 확인한 후 보탄의 칼을 뽑아 들고 도망치는 1막이 공연된다.

‘파르지팔’은 작곡가 바그너가 생애 말년 최소한 5년 이상 심혈을 기울인 그의 마지막 음악극이다. 이 작품에는 자신의 음악극만을 상연하기 위해 지어진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무대에서만 공연하라는 바그너의 지시와 그가 직접 지은 ‘무대신성축전극’ (Bühnenweihfestspiel)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종교의식 같은 장엄하고 숭고한 극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윤호근 단장은 “오케스트라가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90명~120명이 연주한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는 그런 공간이 없다. 사운드를 위해 고민 끝에 오케스트라를 무대 위로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바그너의 성지 바이로이트를 정복한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이 무대에 오른다. 세계적인 바그너 테너로 활약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벤트리스와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의 선택을 받아 바그너 작품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한 드라마틱 소프라노 에밀리 매기, 현재 유럽과 국내의 바그너 무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바리톤 양준모도 출연한다.

윤호근 예술감독은 “연광철 선생님은 상징적인 존재다. 내가 오페라단에 오자마자 출연을 부탁드리기 위해 선생님께 연락드렸다. ‘파르지팔’ 3막을 원하셨다. 연광철 선생님과 호흡이 가장 잘 맞는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세계적인 소프라도 에밀리 매기도 함께 하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단장.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18년 2월 부임한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현장에서 느끼는 오페라인들의 어려움을 전하며 감정이 복받쳤다.

윤 감독은 “예술가들이 예술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너무나 아쉽다. 예술과 행정 사이에서 참 어렵다. 적은 예산으로 큰 오페라를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다들 오페라를 사랑해서 하는 일이다. 예술가들은 무대에서 자기의 노래를 불렀을 때의 감정을 가지고 산다”고 말했다.

10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는 6개 단체가 참여한다. 오페라극장에서는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 호남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달하, 비취시오라’, 노블아트오페라단의 ‘나비부인’과 국립오페라단 ‘바그너 갈라’가 관객을 만난다. 자유소극장에서는 더뮤즈오페라단의 ‘배비장전’과 선이오페라앙상블의 ‘코지 판 투테 – 여자는 다 그래’가 소극장 맞춤형 오페라를 선보인다.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무료로 열리는 축제의 하이라이트 무대인 ‘오페라 갈라콘서트’는 작년에 이어 페스티벌 미리보기 형식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소영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은 “국민들에게 최고의 오페라를 보여드리겠다”며 “예술계 스스로 자정의 노력도 필요하다. 악습을 버려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8월 오페라페스티벌을 평가 할 때 표준계약서 작성 여부를 평가 항목에 집어넣겠다. 지키지 않은 단체에는 제재를 가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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