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일자리 형태가 디지털 친화적 기술로 변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청년들이 이에 적응하기 위해 관련 분야 학습을 꾸준히 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인구 고령화, 청년 일자리엔 또 다른 기회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은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생산가능인구가 당분간 줄 것으로 보이고, 이런 현상은 10년 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안 좋은 일자리에 대한 기피는 더 심해질 것이고 이런 일자리는 기술 발전과 결합돼 자동화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고령화 현상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청년들에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다.
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30세대의 구직 건수 조사 결과에서도 이를 반영하듯 사회복지와 보건·의료 서비스 직업에 대해 청년층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생명과학연구원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직업도 높은 인기를 보였다.
특히 사회복지사 구직 순위는 2014년 18위에서 지난해 14위로 상승했고, 물리 및 작업치료사도 65위에서 30위로 올랐다. 생명과학연구원도 173위에서 111위로 급상승해 청년층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팀장은 “제조업 분야에선 이미 일자리 대체 현상과 함께 구조조정 위험도 있는 등 불확실성이 많다”면서 “사회 서비스 쪽은 우리가 아직 취약한 분야이기 때문에 성장이 이뤄지고 소득 규모가 커지면 수요도 늘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고령화로 인해 퇴직 연령이 늦어진다면 의료나 사회 서비스 쪽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며 “이는 이미 유럽과 미국에선 1990년대와 2000년대부터 진행 중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일자리 선점 위해 관련 분야 학습 선행돼야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미래 일자리를 잡기 위해 지금부터 관련 분야 학습을 하는 등 체계적인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 연구위원은 “양질의 일자리로 가기 위해선 청년들도 노동 공급자의 입장에서 양질의 노동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변화하는 흐름을 따라가고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청년 개개인의 경쟁력 유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개인과 학교, 사회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선 국가적·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재정적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뤄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주52시간 근무제 확산으로 인한 노동시간 단축을 한 예로 들었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이 단순히 여가를 즐기는 것만이 아닌, 쉼을 통해 새로운 것을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과 학습, 여가 세 가지가 상호 선순환이 이뤄졌을 때 개인의 경쟁력도 높아지며 이를 위해 국가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박 교수는 “청년 일자리가 단순 노동보다는 디지털 친화적인 기술들이 앞으로 중요해지는 추세가 될 것”이라며 “노동시장 진입 후에도 없어지는 일자리에 대처하기 위한 노동 재교육 문제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술이 충분히 예견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확실한 측면도 있다”면서 “교육기관을 통한 학습보다 산업 현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어 관련 분야를 익히는 것이 빠른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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