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회장은 9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19 세계 UHD 산업발전대회에서 ‘5G와 고화질 콘텐츠 시대의 디스플레이 역할과 도전’을 주제로 기조 연설했다. 그가 내세운 5G 시대 디스플레이 혁신의 조건은 LG의 강점인 OLED다.
한 부회장은 “5G 시대 개막을 지켜보며 OLED를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혁신을 이뤄낼 비전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4K・8K 등 초고화질과 AI(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등 다양한 수요를 OLED가 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OLED는 색 표현이 정확한데다 가볍고 구조가 단순해 이동성과 디자인이 자유롭다.
그는 연결성이 핵심인 IoT(사물인터넷) 시대에 통신과 방송, 콘텐츠 등 이종 사업 간 협업으로 UHD 산업을 이끌겠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이날 한 부회장의 기조 연설은 의미가 깊다. 영업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발 저가공세가 지목된 상황에서 그가 OLED 초격차 리더로서 중국 무대에 올랐다는 상징성이 있다.
초격차 리더의 조건은 융합을 향한 끝없는 도전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9일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사내벤처팀의 사업 추진 현황을 공유하는 발표회를 열었다. 임직원들이 공모해 모인 드림챌린저 1기 4개 팀은 기술을 중간점검하고 시장성도 논의했다. 회사는 연말에 전사를 대상으로 2기 모집에 나선다. 이들은 1년간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사업성을 검증한 뒤 사내 사업이나 분사 등으로 시장에 진입한다. 인사고과는 물론 기존 업무에서 자유롭다. 분사 후 사업에 실패해도 재입사가 보장돼 도전에 부담이 없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기술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드림플레이’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LG디스플레이 사내벤처의 방향성은 한 부회장이 연설에서 강조한 5G 시대 융복합 기술과 밀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5G 시대에 맞는 디스플레이의 특징으로 ▲초고해상도 콘텐츠에 맞는 고화질로 ▲다양한 센서와 기능이 융복합된 시청각기기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며 ▲언제 어디서나 이동하며 즐길 수 있고 ▲디자인이 자유롭고 투명한 창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결의대회 때 망치로 자사 55인치 폐(廢) LCD 모듈을 깨부순 박 부회장, 이번엔 OLED라는 망치로 LG디스플레이에게 닥친 위기의 벽을 부수겠다는 포부라 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