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행 폴리텍대 이사장 "4차 산업혁명, 학과 간 칸막이 없애고 대학 통폐합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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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19-05-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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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정비 전문인력·반도체특화 학과 등 융합형 미래기술인재 양성

  • 드론 등 신산업·신기술 학과 비중 2018년 7%→2022년 20%

  • 현재 13개 학과 통폐합, 올해까지 25~26개 통폐합 확대

“우리나라 4차산업 교육은 ‘융합형 기술인재’에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학과 간 칸막이를 없애고, 대학 간 통폐합도 과감히 추진해야 합니다.”

지난 16일 강릉 캠퍼스에서 만난 이석행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과 산업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가 항공정비 전문인력, 반도체특화 학과 등 융합형 미래기술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다.

폴리텍대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미래차, 스마트시티, 드론 등 신산업·신기술 학과 비중을 2018년 7%에서 오는 2022년 2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폴리텍대 원주 캠퍼스의 의료공학과, 강릉 캠퍼스의 이종 자격증 취득 등을 융합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의료공학과의 경우 전자계열의 정보통신기술(ICT) 의료전자와 기계계열의 의료기기설계 두 직종의 학생들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습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의료기기설계 학생들이 의료기기 본체를 설계·제작하고, 의료전자 학생들은 내부에 들어가는 프로그램 회로를 설계해 하나의 완성된 시제품을 만들어낸다.

강릉 캠퍼스는 지난 2013년부터 융합 인재를 원하는 기업의 수요에 발맞춘 교과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본인 전공 외 타 전공 교과를 배울 수 있도록 했는데 정보통신 설비 전공 학생이 전기 기술을 익히고 기계과 학생이 용접을 배우는 방식이다.

또 공동실습실을 조성해 학생들은 실습실마다 지정된 지도교수로부터 수업을 받는다. 학과 간 경계 없이 다른 학과의 정규수업을 지도하고, 야간에 학과 종목 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하는 타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기교육을 진행한다.

그 결과 지난해 강릉 캠퍼스 융합교과 졸업생 166명 중 68명이 이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 이사장은 “인재 양성을 위해 신산업을 접목한 융합·통합을 통해 학과 간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 4차 산업시대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러닝팩토리’ 또한 폴리텍대가 체계적인 융합교육을 위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러닝팩토리는 전통적인 칸막이식 학과 운영에서 벗어나 융·복합 학습이 가능한 실습지원센터다.

이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 가지 기술만 갖고는 현장에 적응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인천캠퍼스에 처음 구축된 러닝팩토리를 올해 12곳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석행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이 16일 강릉 캠퍼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기술과 산업의 융합을 강조하고 있다.[사진=한국폴리텍대학]

폴리텍대는 4차 산업 인력육성을 목적으로 학과 통폐합 수순도 밟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이 이사장 취임 후 교과 과정이 중복되는 13개 학과를 통폐합했고, 올 연말까지 25~26개 통폐합 학과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는 지역 특성에 맞는 캠퍼스를 중심으로 해당 산업 인력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이 이사장의 경영 방침과 맞닿아 있다. 예컨대 충남 강경, 논산 캠퍼스를 바이오(Bio)에 특성화된 캠퍼스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특히 주력 학과 중 하나인 반도체의 경우 안성캠퍼스를 컨트롤타워로 반도체 특화캠퍼스로 개편한 뒤 SK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힌 용인시, 지난해 공장 증설을 마무리한 청주, 삼성반도체 공장이 입주해있는 평택 등을 중심으로 인력 양성에 나선다.

이 이사장은 반도체에 특화된 인력 육성을 위해 반도체협회와도 손잡기로 했다. 반도체협회가 추천하는 교수진을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구성해 반도체의 날인 오는 10월 24일 ‘반도체 인력 육성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현장 점검 후 근접해 있는 대학들이 비슷한 성격의 학과로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들 캠퍼스의 경우 경쟁이 의미 없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했고, 근접 비슷한 학과를 과감하게 통폐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이사장은 전국 13개 학과를 통폐합하기까지 취임 후 전국 36개 캠퍼스를 서너 차례 이상 방문해 조직과 현장을 파악했다.

이 이사장은 “최근 싱가포르를 방문했는데 직업교육 마인드가 한 직종에 집착하지 않고 유연해 매우 선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폴리텍대도 비슷한 성격의 만물상처럼 운영 중인 학과를 비우고 거기에 새로운 신산업을 접목해야 캠퍼스 간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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