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대체할 사후규제 방안을 놓고,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서로 다른 대안을 내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과기정통부에 이어 17일 방통위도 별도로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 관련 제도 개선방안’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과기정통부가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방통위는 ‘규제’ 쪽에 더 무게가 실린 방안이다.
◆합산규제 폐지 시, “시장 자율에 맡기자” vs “지배력 높은 사업자는 규제”
게다가 과기정통부는 부처 특성상 산업 발전과 활성화에 정책 초점을 맞춘다. 반면, 방통위는 방송의 공공성 등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업무가 핵심이다. 따라서 이번 대책 안을 절충, 종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기정통부가 16일 제출한 방안의 핵심은 합산규제 폐지에 맞춘 규제 완화다. 사전규제 권한을 줄이고 시장 자율에 맡기자는 방안이다. 이에 맞춰 유료방송 이용요금 승인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국회에 제출했다.
반면 방통위의 핵심은 전반적인 규제 강화다.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되는 만큼 지배력이 높은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기존의 이용약관 신고제를 일부 인가제로 바꿔 규제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담았다.
◆여야 대치 국회 파행 변수··· 과방위, 합산규제 사후규제 논의 언제쯤?
문제는 과기정통부가 방통위의 방안을 반영해 종합한다 해도 국회 처리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부처 간 이미 충돌한 방안을 국회가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여야 대치에 따른 국회 파행도 걸림돌이다. 이로 인해 국회 과방위에서 제대로 된 논의를 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회 파행 여파에 현재는 어떤 유료방송 합상규제 대체 방안을 가져가도 결정이 나기 힘들 것”이라며 “또다시 연기돼 6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합산규제가 일몰된 지 딱 1년이 된다. 1년 동안 ‘합산규제’ 도입 여부 및 대체 방안이 결정되지 않으면서 유일하게 KT만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유료방송 시장 1위 KT, 1년 사이 경쟁사에 쫓기는 신세로
유료방송 시장 1위는 KT다. 시장점유율 31%다. 합산규제가 부활할 경우, 점유율 제한을 받아 유료방송시장에서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 불가능해진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1개 사업자가 위성방송, 케이블TV, IPTV를 합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1을 확보하지 못하게 한 제도를 말한다. 2015년 6월 ‘3년 일몰’을 조건으로 법이 통과됐고, 2018년 6월 일몰됐다.
최근 KT의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티브로드와 CJ헬로 M&A에 나선 상황이다. 각각 M&A에 성공하면, 점유율이 24%, 25%가량으로 뛰어오른다. 합산규제 여부에 대한 국회 결정이 지속적으로 미뤄지면서, KT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경쟁사들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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