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공업품의 디자인 권리 보호를 위한 글로벌 협정 가입을 추진한다.
지식재산권 탈취 국가라는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선창위(申長雨·사진) 국가지식산권국 국장은 전날 제15회 중국국제디자인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헤이그 협정에 가입하기 위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1925년 체결된 헤이그 협정의 공식 명칭은 '공업의장의 국제기탁에 관한 헤이그 협정'으로 공업품의 외형 설계를 뜻하는 의장(意匠), 즉 산업 디자인 권리를 보호하는 게 목적이다.
가입 신청국이 비준서를 WIPI에 기탁하면 해당 국가의 디자인 권리가 모든 가입국에서 보호된다. 현재 가입국은 70여개국이다.
선 국장은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디자인 권리를 신속하게 획득하도록 돕기 위해 협정 가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은 지식재산권 보호 영역 중 하나"라며 "중국은 이 영역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헤이그 협정 가입 추진은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중국의 지재권 보호 노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중국이 지재권 탈취 국가라는 미국 측의 공세에 맞서 중국은 외상투자법과 특허법 개정안 등 외국 기업의 지재권 보호 강화를 위한 다수의 법안을 마련했다.
중국국제디자인박람회에 참석한 왕빈잉(王彬穎) WIPO 부사무총장은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지재권 보호국"이라며 "상표권과 디자인 권리 신청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디자인 권리 신청 건수는 1985년 600여건에서 지난해 70만9000건으로 급증했다.
왕 부사무총장은 "최근 중국의 지재권 보호 노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헤이그 협정 등의 가입을 통해 중국 디자인 기업이나 디자이너에게 더 큰 이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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