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역대 금융위원장 대부분은 만 2년을 가까스로 넘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진동수(2대), 김석동(3대), 신제윤(4대) 금융위원장이 그들이다. 최장수 기록을 가진 임종룡 5대 금융위원장도 2년 6개월을 넘기지는 못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물러나는 일은 기본이고, 바뀌지 않더라도 교체되는 경우도 있었다. 산업의 발전보다는 금융사고 한 번이 더 두드러지는 탓에 정책을 밀고나갈 동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탓이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상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여당은 문 대통령의 임기가 중반에 들어선 상황에서 국정 주도권을 지키려면 내년 총선의 승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이 정부·여당의 경제문제 해결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실시하고 있는 국정지지율 조사를 살펴보면 '국정을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부정적평가자가 줄곧 40%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들 부정평가자 중 40~50%는 정부와 여당의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여당이 경제문제 해결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경제·금융전문가를 상당수 국회의원 후보로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 정부의 경제 사령탑 중 하나이자, 취임 2년을 맞는 최 위원장이 영입 1순위라는 풍문이 나오는 이유다.
최 위원장과 함께 금융 현안을 맡아온 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도 여의도행이 점쳐진다. 최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2년을 채운 김 전 부위원장도 출생지인 호남 지역에서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최근 이재웅 '타다' 대표가 자신을 비판한 최 위원장에 대해 SNS를 통해서 "출마하시려나?"라고 꼬집은 것도, 최근 금융권의 풍문을 듣고 이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여당이 경제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하다는 부정적 평가를 의식해 고위 경제·금융관료를 찾고 있다는 풍문이 나돈다"며 "그 탓에 현직 금융위원장의 출마설이 공공연하게 금융권에서 언급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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