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 전투기 구매 계획, 中 견제 넘어 亞 군비경쟁 촉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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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5-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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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日, 中경계 명분 군사밀착 가속...日, 美전투기 F-35 105대 구매예정

  • 중국 군사전문가 "中, 美 대응해 더 많은 전투기 생산·배치할 것" 전망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일 당시 미국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 105대를 추가 구매하기로 밝혔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이같은 계획이 단순히 중국의 '군사 굴기(崛起·우뚝섬)'를 견제하는 것을 넘어, 아시아 국가들의 군비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이 미국산 전투기를 대량 구매해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일본을 선택했다는 것을 과시함과 동시에 중국에 견제구를 날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7일 일본은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를 105대를 모두 1조2180억엔(약 13조2984억8940만원)에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AFP·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일본이 이번에 미국산 전투기를 추가로 사들이면 일본은 미국의 그 어떤 동맹국보다 가장 많은 F-35 함대를 갖게 된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마지막 날인 28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즈모급 호위함인 '가가'에 직접 탔다. 아베 총리의 군사력 확대에 힘을 실어준 행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도쿄 남부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강습상륙함 '와스프'에 올라 미군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본이 이처럼 미국산 전투기를 대거 구매하는 건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 지역 패권을 다투고 있는 만큼 중국을 견제하고, 더 나아가 아시아 군비경쟁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저우천밍(周晨鳴) 군사전문가는 "일본은 미군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서 위상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중국의 위협'을 명분으로 군비 확충과 훈련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내세워 중국의 '군사굴기'를 견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미국산 F-35 전투기 대량 구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 균형을 깨뜨리려는 것과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일본의 F-35 대량 도입이 중국으로 하여금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 프로그램 개발 속도를 높이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J-20은 중국이 독자 개발한 F-35와 같은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2017년부터 실전 배치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J-20을 20여대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20은 작전반경만 1500~22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쑹중핑(宋忠平) 군사전문가는 "일본의 F-35 대량 구매는 아시아 지역의 군비 경쟁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F-35 전투기 배치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면 중국도 이에 맞서 J-20을 200대 이상까지 늘릴 방침"이라며 "이에 중국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의 군사력에 대항하기 위해 더 많은 전투기를 생산하고 배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바오후이(張泊匯) 홍콩 링난(嶺南)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임 역시 "일본이 항공모함에 탑재할 수 있는 F-35B를 구매하면 남중국해 역학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일본은 '가가'함과 '이즈모' 2척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고 F-35B 등 최신예 전투기를 탑재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아베 신조 총리와 함께 해상자위대의 이즈모급 호위함에 승선했다. 미국 대통령이 일본 자위대 호위함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아베신조 일본 총리.[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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