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화살머리고지 베일 벗어... '동굴작전' 벌인 사즉생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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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19-05-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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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릉의 높이(해발 281m)를 따 '281고지'라고도 불려

  • 아군 300여명, 적군 3000여명 사망한 참혹한 고지전 벌인 곳

  • 9.19남북군사합의에도 北, 여전히 공동발굴 요청에 묵묵부답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가 베일을 벗었다.

백마고지 남서쪽 3km 지점에 있는 화살머리고지는 지형이 삼각형 모양의 화살머리와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구릉의 높이(해발 281m)를 따 '281고지'라고도 부른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현재는 짙푸른 녹음과 군사분계선(MDL)을 따라 흐르는 하천으로 전쟁의 상흔을 느끼기 쉽지 않다. 감시초소(GP)와 삼엄한 경계 태세만이 군사지역임을 실감케 할 뿐이다. 

하지만 화살머리고지는 6·25전쟁 당시인 1951년부터 1953년까지 모두 3차례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유명하다. 국군 제9사단과 2사단, 미군, 프랑스군 중심인 연합군 대대가 참여했고, 그중 300여 명이 전사했다. 북한군과 중공군 사망자는 3000여 명에 이른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당시 국군과 연합군은 일진일퇴의 치열한 고지전을 벌이며 소위 동굴작전'이 감행했다. 중공군이 오는 길목을 미리 파악해 진지에 숨은 뒤 자신들의 위치로 아군의 포사격을 요청하는 작전이다. 적을 섬멸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본인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즉생(死卽生)'의 작전이었다.  

지난 4월 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국방부유해발굴단이 발굴한 유해(325점)와 유품(2만3055점)의 수도 화살머리고지 전투의 치열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국군 전사자로 추정되는 완전유해 1구가 처음으로 발굴됐고, 중국 군(추정) 유해도 나왔다. 미군 방탄복과 프랑스군 인식표, 중국군 방독면 등의 유품도 발견됐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외에도 국군과 연합군이 사용한 M1 탄알, 60㎜ 고폭탄, MK-2 수류탄, M1 총열 등이 발견됐다. 중공군 등 적군이 썼던 TT탄창, 막대형 수류탄, RPG-6 대전차 수류탄 등도 다수 발굴됐다.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은 '9·19 남북군사합의' 중 하나다. 그러나 북한은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 결렬 이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남한 단독 유해발굴 작업은 곧 3개월째에 접어들지만, 국방부는 남측 단독 유해 발굴보다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사전준비'라고 강조하며 북측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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