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고지 남서쪽 3km 지점에 있는 화살머리고지는 지형이 삼각형 모양의 화살머리와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구릉의 높이(해발 281m)를 따 '281고지'라고도 부른다.
현재는 짙푸른 녹음과 군사분계선(MDL)을 따라 흐르는 하천으로 전쟁의 상흔을 느끼기 쉽지 않다. 감시초소(GP)와 삼엄한 경계 태세만이 군사지역임을 실감케 할 뿐이다.
당시 국군과 연합군은 일진일퇴의 치열한 고지전을 벌이며 소위 동굴작전'이 감행했다. 중공군이 오는 길목을 미리 파악해 진지에 숨은 뒤 자신들의 위치로 아군의 포사격을 요청하는 작전이다. 적을 섬멸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본인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즉생(死卽生)'의 작전이었다.
지난 4월 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국방부유해발굴단이 발굴한 유해(325점)와 유품(2만3055점)의 수도 화살머리고지 전투의 치열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국군 전사자로 추정되는 완전유해 1구가 처음으로 발굴됐고, 중국 군(추정) 유해도 나왔다. 미군 방탄복과 프랑스군 인식표, 중국군 방독면 등의 유품도 발견됐다.
이외에도 국군과 연합군이 사용한 M1 탄알, 60㎜ 고폭탄, MK-2 수류탄, M1 총열 등이 발견됐다. 중공군 등 적군이 썼던 TT탄창, 막대형 수류탄, RPG-6 대전차 수류탄 등도 다수 발굴됐다.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은 '9·19 남북군사합의' 중 하나다. 그러나 북한은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 결렬 이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남한 단독 유해발굴 작업은 곧 3개월째에 접어들지만, 국방부는 남측 단독 유해 발굴보다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사전준비'라고 강조하며 북측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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