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 에티켓 박살내"…英 국빈방문 전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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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6-0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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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에 훈수…왕실 구성원 비난도

  • 런던 시장 "20세기의 파시스트"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5일까지 일정으로 예정된 영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에 대한 훈수를 두는가 하면, 차기 영국 총리 후보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게다가 메건 마클 영국 왕자비를 "형편없다(nasty)"고 표현하면서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CNN은 2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 실린 문제의 발언들을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에티켓을 박살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EU와 협상을 위해 브렉시트당 대표이자 극우 정치인인 나이절 패라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브렉시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영국이 연내에는 EU를 떠나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공정한 합의안을 갖지 못할 경우, 아무런 합의 없이 떠나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EU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방식이 협상에 유리할 것이라면서 EU 탈퇴 시 지급해야 하는 분담금 정산도 할 필요가 없다고 부추기기도 했다. 

영국 정부가 자국의 5G 휴대전화 네트워크에 중국 기업인 화웨이를 참여시킬 경우 (미국과 양국 간) 정보공유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영국 대중지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마클 왕자비에 대해 적절치 못한 표현을 사용했다.

마클 왕자비가 미국 대선 때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해 "그가 그렇게 형편없는지(nasty) 몰랐다"면서도 영국 왕실 일원으로서 "훌륭하게 잘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트위터에 "나는 결코 메건 마클을 '형편없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가짜뉴스 미디어가 만들어낸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이어 "CNN과 뉴욕타임스, 그리고 그 외 다른 매체들은 사과할 것인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올렸다. 

'더선'과의 인터뷰에서는 보리스 존슨 영국 전 외무장관을 훌륭한 차기 총리감으로 거론하기도 해 내정간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영국 정부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발언 탓에 이번 영국 국빈방문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N은 "안그래도 안좋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국의 평가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방문 기간동안 반트럼프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찰스 왕세자 등 영국 왕실 주요 인사 대다수와 테리사 메이 총리 등 정부 인사들을 만난다. 그러나 마클 왕자비는 출산과 육아 등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문 행사에 참석하지 않다고 영국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들은 20세기 파시스트들에 비견할 만 하다”고 비판했다. 칸 시장은 옵저버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렇게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레드 카펫을 깔아주는 것은 영국 답지 못한 일이다 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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