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서 교사가 되려면 교대나 사범대를 가야 한다. 교·사범대를 졸업하면 교사자격증은 발급되지만, 실제 교사로 채용되기 위해서는 임용고사를 통과해야 한다. 교대의 경우 지난해 3대 1 정도 경쟁률을 보였지만, 사범대 경쟁률은 20~30대 1로 매우 높다. 사시낭인처럼 임용고시 준비로 20대를 보내는 청년이 많다. 거점국공립대 사범대 외에도 일반사립대들이 사범대 유치를 요구했고 교육부가 이를 허용하면서 적정 인원관리에 실패했다는 평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2030년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 따르면 2019년 3940~4040명 수준인 초등교원 신규채용 인원은 2030년 3100~3500명 수준으로 낮아진다. 중등교원은 더 급격하게 감축한다. 올해 4310~4460명 수준에서 2030년 2600~3000명 수준으로 줄인다. 학령인구 감소로 수급인원 조절은 분명 필요하지만 교육부 수급계획에는 교육의 질 측면을 제고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김도남 서울교대 기획부처장은 교사 전문성을 기르기 위한 교·사대 6년제의 도입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4학년들은 임용고사 준비로 수업 진행이 어렵다”며 “수십년 전 커리큘럼 강의만 이수했다고 교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 교육현장을 경험하고 교사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민계홍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도 4+1 또는 4+2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그는 “지금은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를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로 바뀐 시대”라며 “지식만 배운 교사가 아니라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실습 기간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 변화에 적응하는 교원을 양성하기 위한 선진국 사례로는 ‘게임연구실’(Game Research Lab)을 운영하는 컬럼비아 사립대가 꼽힌다. 게임 특징을 학습에 접목한 것. 학생들은 △비디오 게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교육용 게임 설계 등의 수업을 통해 학습자 중심 체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상호 협력을 통해 의미를 창출해내며, 지속적인 피드백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체험한다.
뉴욕의 공립고등학교는 사립고등학교에 비해 흑인 비율이 높은 편이라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이다. 콜롬비아 사범대생들은 뉴욕주 공립고등학교들과 ‘1인1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진로탐색을 돕고 학업성취를 높였다.
흔히들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고 한다. 교육부는 2015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코딩이 정규 교직과정에 들어가는 등 현 정부 들어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십년 전 커리큘럼으로 찍어내듯 교원을 양성하고 있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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