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역전패. 그러나 잘 싸웠다. 한국 리틀 태극전사들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아름다운 여정을 아쉬운 준우승으로 마감했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결승 무대에서 하나가 된 ‘원 팀’으로 최선을 다한 한국 U-20 대표팀은 세계 축구계를 발칵 뒤집으며 ‘황금 세대’의 미래를 열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끈 한국은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대회 결승에서 이강인(발렌시아)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우승컵은 놓쳤지만 역대 최고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여자축구에서는 2010년 U-17 월드컵 정상을 밟았던 한국은 남자축구에서는 1983년 U-20 월드컵 4위, 2002년 한·일 월드컵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한국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우크라이나 진영 오른쪽을 파고들던 김세윤(대전)이 상대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져 비디오판독(VAR) 결과 페널티킥 판정을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이강인이 상대 골키퍼의 움직임을 읽고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34분 상대 프리킥 이후 혼전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전반을 1-1로 마친 뒤 후반 7분 수프리아하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역전을 당했다. 마지막 공세를 퍼붓던 한국은 후반 44분 수비 실수에 이은 역습 상황에서 호에르히 츠타이시빌에게 추가골을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미드필더에 김정민(리퍼링)과 김세윤 등 공격적인 선발 카드를 꺼내든 정정용호는 후반에도 엄원상(대전)과 전세진(수원), 이규혁(제주)까지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연거푸 막혀 마지막 역전 드라마를 쓰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의 ‘에이스’로 맹활약한 18세 막내 이강인이 이례적으로 우승팀이 아닌데도 대회 최우수선수(MVP) 격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가리지 않은 이강인은 대회 7경기에서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역대 이 대회에서는 디에고 마라도나(1979년), 리오넬 메시(이상 아르헨티나·2005년), 폴 포그바(프랑스·2013년) 등이 골든볼을 받은 이후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국 남자축구에서 이 상을 받은 건 이강인이 최초이자 18세 수상자도 메시 이후 14년 만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