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원주국토관리청이 금남JCT~남이섬·자라섬 사이를 관통하는 노선안 원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였고, 예비타당성 면제로 인해 이 사업은 후속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남이섬을 오가는 연 300만명의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선박 운항의 안전성과 지역 관광 경기침체 등의 문제는 제대로 검토를 거치지 않아, 제2경춘국도 준공 시 생기는 문제점이 지역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제2경춘국도가 기존안대로 추진되면, 가장 큰 문제는 남이섬을 오가는 운항선박의 안전에 적신호를 초래하게 된다.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수역은 현재 최대 총톤수 138톤(선박 길이 26.4m)의 여객선을 비롯한 도선 8척이 연중무휴 매일(07:30~22:00) 경기도 가평(선착장)과 강원도 춘천(남이섬) 사이를 왕복 운항하고 있으며, 연평균 600여만명(1일 도선운항수 637회, 연 10만회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을 수송하고 있다.
더욱이 폭 12m(예인선 폭 감안 시 전체 폭 20m), 길이 28.8m, 무게 76톤 규모의 바지선까지 물자를 실어 나르고 있는 수역이라 그 혼잡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또한 북한강 일대에서 영업 중인 수상레저 사업장 약 150개소에서 제트스키, 모터보트 등 동력장비 약 1000여대 이상이 남이섬 일대 수역을 누비고 있으며, 개인소유 수상레저장비의 숫자 또한 상당하여 도선 간, 도선과 유선 간, 유선과 유선 간 통항 간섭 심화로 충돌 등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 실제 연평균 1~2회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수역이기도 하다.
안전을 위협받게 되는 것 말고도 문제는 더 있다. 교각구조물로 인해 운항노선이 가로막히게 되면 교각기둥 주변의 퇴적층 형성은 물론 운항 수위 저하를 초래하여, 교각 기둥사이를 왕래하는 고속의 수상레저시설과 중대형 선박 간 교통 정체 및 충돌위험이 항상 도사리게 된다.
또한 수면에서 교각까지의 높이는 댐의 수위 조절에 따라 가변적이므로 지난 2월 28일 ‘광안대교의 러시아선박 충돌’처럼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며, 교각 위에서 떨어지는 낙하물(쓰레기, 투척물, 고드름 등)로 인한 안전사고를 피할 수 없다.
대한민국 레저스포츠의 중심지인 북한강은 우수량에 따라 수위와 유속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안전수심 수역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렵고, 기온 차로 인한 물안개로 인하여 시야 확보가 어려운 수역이다.
상기 수역에 교량이 설치되면 장마철 상류 댐 방수량에 따른 수위 및 유속이 가중될 시 그 위험성은 더욱 배가 된다. 결국 교각 사이에서 도선 간 및 수상레저 선박과의 교행이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수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교각 기둥과 기초가 북한강 상류에서 밀려 내려온 쓰레기와 같은 부유물이 물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정체시켜 운항선박의 냉각수 계통과 스크류 등에 손상을 일으키게 되어 대형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교각 기둥과 기초로 인하여 물의 흐름이 바뀌어 부유물 및 모래퇴적층이 쌓임으로써 지속적인 준설을 하지 않는 한 정상적인 선박의 운항이 불가능한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제2경춘국도가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를 가로지를 시 안전성을 고려해 선박 운항횟수를 줄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관광객을 태운 선박 2척이 동시에 출발하지만 교각이 세워지면 동시에 1대 밖에 운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선박 운행 횟수가 줄어들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 입장료 1인 1만원 기준으로 계산 시 연간 1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운항이 줄면 입장객은 약 34%(100만명) 감소할 것이며, 이로 인한 고용감축은 상당할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 상권과 지자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남이섬에 따르면 춘천 소재업체에서 물품/용역 구매 내역은 작년 기준 60억여원이며, 춘천시에 납부한 부가세 신고금액만 31억여원으로 상당한 액수이다.
일각에선 남이섬이 지역정체성과 기여도가 낮다고 지적했지만, 사실상 남이섬으로 인한 경제유발효과는 상당하다. 2015년 한화자산운용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드라마 겨울연가의 열풍에 힘입어 관광수익 등을 합해 1조 천억원에 달한다.
또한 이어령의 책 ‘생명이 자본이다’에 따르면 남이섬의 명물인 메타세쿼이아길은 1000억원 이상의지역경제 유발효과를 냈다고 했다. 이어 2015년 연합뉴스 기사에 따르면 “남이섬 관광객은 지난 2001년 29만명에서 2014년 300만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관광유발수입만 8천4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총 3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수역은 대한민국에서 수상 혼잡도가 높은 지역으로 알고 있다”며 “선박 통항에 막대한 항해위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교량이 설치될 경우 안전성 평가 등 해상교통안전진단 선행은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를 관통하는 교량이 놓아질 경우, 자연환경 파괴 및 경관 훼손, 선박운항 어려움 및 안전사고문제, 더 나아가 관광사업의 존속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지역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관련부처에서 심도있게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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