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대화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파행으로 교착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남북 대화 역시 소강상태를 보인다는 지적과 관련, 청와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20~21일 방북 사실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25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이 이달 1∼2일 중국을 방문했을 때 벌써 시 주석의 방북을 예상하고 있었다. (청와대가) 시 주석이 방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비핵화 문제의 핵심 당사자로서 종전선언이나 안전보장,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핵화 협상에서) 우리가 소외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또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이번 8차 한미 정상회담 때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북한과의 소통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가진 대북 채널을 통해서 북한과 소통을 계속 원활하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청와대의 입장은 비핵화 정세가 남북미 3자 구도에서 북중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중 4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져 '우리 정부의 비핵화 중재자로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한 반론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또 정 실장이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지난 14개월간 5차례 만나고 51차례 통화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정 실장이 볼턴 보좌관의 전임인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과는 11개월간 면담을 16번, 통화를 30번 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29일부터 이틀간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 들러 북미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에 대해 "외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가능성을 부인한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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