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호실적 덕을 보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다소 고전이 예상되지만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대응하고 있다. 그룹 전반에 타격을 가한 두산건설의 실적 개선 기대는 시기상조다. 다만 추가 실적 악화는 제한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 분할신설 예정법인인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이 주권 재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두산솔루스는 동박·전지박·OLED,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담당한다. 오는 8월 13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얻은 후 10월 중 변경상장·재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존속법인인 두산은 전자·모트롤·산업차량·유통·정보통신사업 등을 영위한다.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은 그간 지주사에 속해 있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번 분할 재상장을 통해 신성장동력으로서의 상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두산의 가치도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두산 주가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력 계열사 대비 선방했다. 자체 사업부문 수익성이 받쳐준 탓이다.
두산솔루스 매출액은 지난 2016년 2037억원에서 2018년 2258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9억원에서 274억원으로 감소했다. 두산퓨얼셀 2016년 매출액은 770억원에서 2018년 3243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영업이익은 63억원 손실에서 10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분할 후 시가총액은 각각 762억원, 1383억원이다. 적정가치는 각각 4164억원(상승여력 446%), 3131억원(상승여력 126.4%)으로 평가했다.
◇중공업·인프라코어, 밥캣 發 호재 기대···건설 부담 여전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시장컨센서스를 상회했다. 특히 자회사를 제외한 중공업 부문이 개선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비록 더디지만 매출 인식 프로젝트가 늘기 시작했다. 다만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삼척포스파워, 베트남 응이손 등 반영이 증가하면서 2분기 추가 개선이 기대됐지만 이중 삼척포스파워는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두산중공업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선전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매출증가는 헤비부문과 밥캣부문이 일조했다. 특히 두산밥캣은 호실적에 힘입어 차입금 상환에 주력해 재무부담을 덜었다. 이는 다시 두산인프라코어 부채비율 감소로 이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시장 수요 둔화에 대응해 미국시장에서 미니 굴삭기 등 제품군을 강화해 대응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사업 리스크를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두산밥캣 주가 상승은 두산중공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산중공업은 과거 두산엔진을 매각하면서 두산엔진이 보유해온 두산밥캣 주식 1058만주를 가져왔다. 지난해 8월 자금 수요를 위해 관련 주식 전량을 증권사에 PRS(Price Return Swap)로 매각했다.
평단가는 3만4800원으로 올해 12월 만기가 돌아온다. 주가가 기준가보다 높으면 두산중공업이 증권사로부터 차액을 받고, 반대의 경우 두산중공업이 지급한다. 현재 두산밥캣의 주가는 3만6900원으로 수익권에 들어섰다. 향후 실적 개선과 함께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두산중공업 유동성도 증가할 전망이다.
두산건설은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다. 다만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반영해 추가 손실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두산그룹이 변화를 꾀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시간’ 혹은 ‘자금’이다. 자금을 일부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간도 벌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상장이 그룹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부정적’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두산건설 등 계열사 실적이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치 재평가 등으로 두산의 체력이 나아지고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 계열지원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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