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발주한 2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하나)급 12척과 1만5000TEU급 8척 등 총 20척 초대형 선박이 순차적으로 인도되는 2020년 이후에는 현재의 적자구조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달 14일 서울에서 디 얼라이언스 3사 최고경영자(CEO)와 고위급 미팅을 하고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최종 확인했다. 이후 지난달 19일 대만에서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 계약을 체결했고, 기존 회원사별 내부절차를 통해 계약 체결 사실을 공표했다.
디 얼라이언스는 머스크와 MSC의 2M, CMA-CGM·코스코·에버그린 오션 얼라이언스와 함께 세계 3대 해운동맹으로 손꼽힌다. 디 얼라이언스에는 독일 하팍로이드·일본 원·중국 양밍이 가입된 상황이며, 현대상선은 내년부터 네번째 회원사가 된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대 얼라이언스와 협상을 진행해왔다"며 "특히 신조되는 대형선박 투입과 관련해 논의한 결과 디 얼라이언스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전략적 협력관계와는 달리 정회원사로서 선복 교환 등 해운사 간 협력에서 대등한 조건으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복량 규모로만 놓고 따지면 디 얼라이언스는 2M과 오션 얼라이언스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항로와 선복교환 조건 등을 모두 고려해 가입을 진행했다는 것이 해수부 설명이다.
특히 현대상선이 내년부터 인도 받게 되는 초대형 선박이 3대 얼라이언스와의 협상에서 높은 관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장관은 "현대상선 주요 항로인 미주와 구주 항로만 놓고 보면 디 얼라이언스가 2M보다 오히려 점유율이 높다"며 "전략적 협력관계였던 2M과 비교하면 특정항로에서 선박 투입, 선박 교환 등에서 불이익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디 얼라이언스 미주·구주 항로 점유율은 현대상선 가입으로 28%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후 이 점유율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해운동맹 가입에 따라 현대상선 재무 구조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새로운 해운동맹 협력 개시 직후인 2020년 2분기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할 예정이다.
2만3000TEU급 12척은 2020년 2분기부터 인도돼 구주항로에, 1만5000TEU급 8척은 2021년 2분기부터 투입하게 된다.
문 장관은 "고효율·저비용의 초대형 선박들이 투입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현대상선 적자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진해운 사태 이후 줄어든 선복량을 회복하는 것과 동시에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 회복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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