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국과 대만에서 생산된 내식성 철강과 냉연강판이 베트남에서 미미한 가공을 거쳐 미국에 수출돼 반덤핑·반보조관세를 우회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대만의 철강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각각 2015년 12월, 2016년 2월부터 부과됐다. 미국 상무부는 관세 부과 시점 이후 지난 4월까지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내식성 철강제품과 냉연강재의 규모가 이전 기간에 비해 각각 332%, 916% 이상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우회 수출 물량이 그만큼 늘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는 미국 내 내식성 철강제품 및 냉연강판 생산업체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며 "미국 무역법의 엄격한 집행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1차적인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카르넬 ING은행 아시아태평양 지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관련 회사들이 높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베트남과 같은 국가를 이용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절감하는 길을 찾는 것은 회사들의 당연한 심리”라고 지적했다.
베트남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베트남은 미국과의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미국 수출을 위해 자국을 우회하는 중국 제조업체를 이미 단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395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확산되면서 베트남 등지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편 포스코는 입장 자료를 통해 "한국산에 대한 조사 및 관세 부과가 아닌 베트남에서 생산된 제품의 우회 덤핑 여부에 대한 조사로, 미국 수출 제품은 (상무부의) 조사 개시 전부터 베트남산 소재를 사용해 (포스코) 베트남 법인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