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는 국내 빙과업계의 전설로 통한다. 1992년 출시하자마자 2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메로나는 당시 고급 과일의 대명사였던 멜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 제품이다.
생소한 멜론으로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일은 사실 쉽지 않았다. 빙그레 연구원들은 백화점 수입 과일 매대에도 1~2개에 불과했던 멜론을 모조리 사먹어 보았다. 그러나 동남아에서 신선하게 즐겼던 그것과 맛이 달랐다. 수입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려 지금처럼 신선하지 않았고 텁텁한 뒷맛도 났다.
이에 개발 담당자는 멜론과 사촌지간인 참외에 주목했다. 동남아에서 먹던 신선한 멜론은 그 당시 국내 들여온 멜론과 국산 참외의 맛 사이에 있었던 것. 이후 연구진들은 두 과일을 함께 시식하며 수개월간 제품개발을 계속했다. 결국 수십 가지 시제품을 만들면서 현재의 신선한 멜론의 진한 맛과 부드러운 속살맛 재현에 성공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SNS상 메로나의 천연향은 참외향이란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는 해프닝도 있다.
해외 수출도 매년 늘고 있다. 전세계 16개국에서 판매중인 메로나는 멜론을 기본으로 딸기, 바나나, 망고 등 각 나라의 선호 과일에 맞춰 판매돼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에서 인기가 상당하다. 1995년 미국 하와이에 수출을 시작한 이후 현재 세븐일레븐과 코스트코의 아이스크림 바 종류 판매 1위다. 인기를 바탕으로 메로나는 국내 빙과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생산, 판매되고 있다. 2017년 7월부터 미국 서부 워싱턴 주 밸뷰에 있는 ‘Lucern Foods’사와 OEM 방식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메로나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아이스크림 수출액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연간 1300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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