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없는 한·일 갈등..."기업·시장 강력한 메시지가 전환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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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7-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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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적으로 중요한 이정표...시장 메시지에 재검토 가능성"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 재료 수출 규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장기전도 불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가운데 기업과 시장의 강력한 메시지가 한·일 갈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의 전직 외교관이자 일본 교토 소재 리츠메이칸대 방문교수인 미야케 구니히코는 11일 블룸버그에 "한·일 어느 쪽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기업과 금융시장이 강력한 메시지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전환점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참의원 선거(7월 21일)와 광복절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이정표를 앞두고 당장 무역 갈등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거나, 금융시장이 동요하면 양측 모두 현행 방침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동북아시아 안보 전문가인 조나단 버크셔 밀러 일본 국제문제연구소(JIIA) 선임연구원도 블룸버그에 "(한·일) 양측 지도자는 어떤 식의 정치적 관계회복을 위해서도 양립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본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감정은 부정적이고, 한국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인물)'"라고 지적했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현재 양국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일본을 방문해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등 3대 대형 은행 간부, 현지 거래처와 접촉한 게 대표적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국 제조사에서 반도체를 공급받는 일본 기업들도 비상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정보수집과 영향분석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컴퓨터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 조달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큰 상황이다.

한·일 간 실무자급 양자협의가 12일 오후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미국이 침묵을 지키는 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일 한국대사를 지낸 신각수 박사는 아시아 내 주요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행사와 함께 일본의 규제 조치 자제를 촉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11일에도 노가미 고타로 관방부장관의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조치는 안보를 위한 수출관리제도의 적절한 운용에 필요한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미·일 3국의 외교 채널을 통한 의사소통에 협력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에 주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이뤄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회담에서 강 장관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는 한국과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 질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자, 강 장관의 발언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이날 출국을 앞둔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게 "미국 국민을 대표해 아시아 내 중요한 파트너십과 동맹들을 이끌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틸웰 차관보는 11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4개국을 순방한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의 환영행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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