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외교장관, 방콕ARF서 간극 확인만...'지소미아 재고' 시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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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8-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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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화, 2일 '화이트리스트 韓배제'할 경우 GSOMIA 재고 시사

  • 방콕서 55분간 외교장관회담…당국자 "日 큰 변화 있지 않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1일 오전 태국 방콕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한국 제외조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서로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 반응에는 큰 변화가 있지 않았다. 양측간 간극이 상당했다"며 "(강 장관이) 기존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특히 화이트리스트 제외조치를 보류·중단해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회담은 이날 오전 8시 45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 55분)부터 55분 동안 진행됐다.

오전 8시 55분 이후부터는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통역만 배석해 회담이 진행됐다.

이날 양국 장관이 만나는 순간은 사진 촬영을 위해 취재진에 공개됐다. 이때 양측은 굳은 표정으로 일상적인 대화도 나누지 않는 등 냉랭한 기류를 보였다.

한일 외교장관이 만나는 것은 지난 4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처음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를 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당국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경우 관계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면서 "(강 장관은) 일본 측 이야기와 달리 수출규제 문제가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연계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그런 점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 절차가 진행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경화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외교 당국 간에는 어차피 대화를 계속해야 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주지시켰다"고 밝혔다.

최근 로이터통신 등은 미국이 한일 양국에 분쟁중지협정 검토를 촉구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강 장관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이 같은 미국의 의도대로 한일 양측 모두 현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휴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이 같은 미국 언론 보도와 관련, "중재 이전에 통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 간에는 협의를 통해서 해결을 찾아야 하는 데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측은 이날 회담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강행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정부는 일본이 오는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파악 중이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를 강행할 경우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회담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됐다.

강 장관은 "내일 각의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안보상의 이유로 취해진 것이었는데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이는 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시행될 경우 한국도 GSOMIA 중단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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