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전격 사퇴...“모든 건 제 잘못, 국민께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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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08-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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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불매운동 후 최고경영자 사퇴 첫 사례

  • 여성 비하 발언·임직원 등에 고개 숙여 사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종합기술원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일본 아베 정권 찬양 및 여성 비하 발언 유튜브 영상 논란을 책임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후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진 후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가 사퇴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종합기술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내부조회 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제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보게 된 고객사, 저희 제품을 신뢰하고 사랑해준 소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부정했던 여성 비하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비판적 여론을 수렴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여성분께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그동안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일해온 임직원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일로 많은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저의 과오는 무겁게 꾸짖어 주시되 현업에서 땀 흘리는 임직원과 회사에는 격려를 부탁드린다”면서 “이번 제 잘못에 대해 주신 모든 말씀을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가슴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직원 조회에서 임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됐다. 극보수 성향의 유튜버 ‘리섭티브이(TV)’는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난하며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 대단한 지도자”,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 등의 발언을 했다. 

한국콜마 측은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상황을 바라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가 언급된 바 전혀 없다”고 즉각 해명했다. 하지만, 한국콜마와 일본과의 지분관계까지 부각되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까지 번졌고, 윤 회장은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

실제로 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 제조자 개발생산(ODM) 전문기업 한국콜마는 1990년 일본 화장품 전문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설립했다. 일본콜마는 현재 한국콜마 지분 12.14%,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7.46%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2012년 10월 기존 한국콜마를 인적분할해 존속법인 한국콜마홀딩스로 상호를 바꾸고, 화장품과 제약사업 부문은 신설법인 한국콜마로 출범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3600억원(연결 기준)이며 화장품 ODM 기업으로 세계 1위다.

윤 회장의 현재 직함은 한국콜마 홀딩스 대표이사이며, 윤 회장이 물러난 자리는 현재 공동 대표이사인 김병묵 사장이 채울 예정이다. 관계사의 경우 기존처럼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잘 되는 기업들이 외자 유치하는 경우 많지 않나. 국민연금, 사모펀드 개인 투자 등 투자의 개념으로 봐달라”면서 “이미 기술적 독립을 이뤄냈으며 지금은 완전한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들도 물러나는 것까지는 생각을 못했는데 충격”이라면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사과하신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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