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사업 자회사로 윤활기유 생산능력(일산 7만800배럴) 세계 3위 규모 기업이다.
21일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 회사채 수요가 많아 발행총액을 기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며 "조만간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19일 2000억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약 8500억원의 투자수요를 주문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모집 목표액 700억원이었던 3년 만기 회사채에 3600억원이 몰린 데 이어 5년물(목표액 500억원)에도 2400억원이 몰리며 목표액보다 5배가량 높은 수요가 나타났다. 이어 7년물(목표액 500억원)에는 1500억원, 10년물(목표액 300억원)에는 900억원에 달하는 주문이 몰렸다.
이처럼 우량 회사채로 자금 흐름이 옮겨간 것은 국고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진 탓으로 해석된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고채 금리가 하락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지난 16일 우리나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095%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채권시장이 열린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1%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 날이 처음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국고채 금리가 이번주 소폭 상승하긴했지만 여전히 1.1%를 오르내리는 수준이다보니 투자자 측에서는 더 나은 금리조건을 찾아 우량 회사채로 몰리는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가 신용평가 등급에 따라 양극화되는 추세로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에서는 이러한 투자수요가 나타나지는 않는다"며 "당분간 A등급 이하 업체에서 무리하게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진행하려 한다면 대한항공 당시와 같은 미스매칭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BBB+)은 지난달 진행한 회사채 2500억원 모집 수요예측에서 투자수요가 600억원에 그치며 미매각됐다. 비우량 회사채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고금리를 앞세워 자금조달 흥행을 이어간 바 있다. 그러나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진(BBB+)과 대한항공(BBB+)이 줄줄이 '미매각'되는 등 비우량채에 대한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AA급 우량채와 A 이하 비우량채 간의 '투자수요 양극화'는 경기둔화·저금리 추세 속에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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