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점심께 무인양품 타임스퀘어점을 찾았다. 그런데 어디에도 ‘카페 이트인’을 알리는 입간판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대신 작은 칠판에 ‘소프트아이스크림’ 그림으로 이트인의 위치를 알려줄 뿐이었다.
이트인에선 커피와 말차(녹차)라테, 아이스크림 등 8개 제품을 판매한다. 카페 내에는 43개의 좌석이 마련돼 있다. 무인양품은 숍인숍 형태로 영문문고 종로 본점, 신촌점 등에서도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등을 알음알음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정식 카페 형태로 문을 연 것은 무인양품 타임스퀘어점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까페 이트인 방문자는 약 30분간 5명에 불과했다. 회사원 이호진씨(30대·남·가명)는 “다른 카페에 앉을 자리가 없어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와 이곳을 찾은 동료 두 명은 무인양품과 까페의 썰렁함에 놀라워했다.
반면 같은 시간 무인양품 옆 교보문고에 숍인숍 형태로 들어선 ‘카페 폴바셋’은 만석이었다. 폴바셋뿐 아니라 무인양품 매장과 마주 본 스타벅스, 같은 층에 있는 공차도 인산인해였다.
대부분 무인양품 내에 카페가 있는 지 몰랐다고 했다. 최소라씨(21·여·서울 영등포구)는 “근처에 살아 자주 타임스퀘어를 방문하는데 무인양품에도 까페가 생긴 지 몰랐다”고 말했다.
카페 이트인의 인지도가 낮은 것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불매운동 영향으로 무인양품을 찾는 소비자 수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소비자 사이에서 무인양품은 불매 운동해야 할 일본산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다. 무인양품은 일본 제품과 대체재를 알려주는 웹사이트 ‘노노 재팬(NONO JAPAN)’에도 등재돼 있다.
타임스퀘어 2층에 자리한 무인양품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로 층간 이동을 하는 길목에 있다. 쉽게 눈에 띄지만 소비자 대부분은 매장을 지나쳤다. 무인양품 매장 앞에서 만난 박혜윤씨(39·여·서울 강서구)는 “평소에 무인양품 이불 커버 등 홈퍼니싱 제품을 애용했는데, 최근 불매운동으로 구매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무인양품도 이런 불매운동을 의식한 탓인지 카페 이트인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다. 실제 타임스퀘어 1층에는 무인양품 리뉴얼만 알릴 뿐, 새로 연 카페 이트인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홈페이지에서도 카페 이트인을 알림글은 없었다.
한국 본사 관계자에게 추후 카페 이트인 확대 여부를 문의하자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서 “처음 시도하는 서비스다 보니 아직 좋다, 나쁘다 할 만한 평가가 없어 더 지켜볼 계획”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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