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관심이 쏠려 다른 후보자들에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만 금융권 전반에 걸친 은성수 후보자의 전문성은 높게 평가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은성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지만,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들은 조국 후보자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질의를 쏟아냈다. 이른바 '조국 청문회' 전초전이었다.
조국 후보자와 그 가족의 사모펀드 이슈를 놓고 위법이냐, 적법이냐를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은성수 후보자는 소신 발언으로 응수했다.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조국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대해 문제가 있다"며 "펀드 내용을 보면 투자자와 펀드매니저간 가족관계로, 매니저가 5촌 조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도 "조국 일병 구하기가 눈물겹다"며 "이건 현행법을 빠져나가는, 법의 허점을 이용한 투기행위로, '법꾸라지' 역할을 조국 후보자가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모 후보자처럼 비리 의혹, 특혜, 편법으로 본인이나 본인 가족의 사적 이익을 취한 사실이 있냐"며 은성수 후보자에게 물으면서도 조국 후보자를 겨냥한 질문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박했다. 전해철 의원은 "사모펀드 취득 자체에 문제를 삼는 것은 안 된다"며 "공직자의 투자·출자는 공직윤리법상 제한이 많다"고 밝혔다.
민주당 고용진 의원도 "항간의 의혹은 검찰 수사를 봐야 한다"며 "금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단순한 의혹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은 낭비적"이라고 비판했다.
은성수 후보자는 의원들의 잇달은 사모펀드 관련 질문에 "공직자가 영향력을 행사하면 문제가 되지만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부정시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또 "의혹이 확인되면 불법일 수 있는 부분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해당 의혹들을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은성수 후보자는 사모펀드 자체에 대해서는 활성화해야 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시켜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런 청문회를 통해 은성수 후보자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청문회장에서도 일부 의원은 "적임자가 추천 받았다"는 의견을 내놓다. 대내외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할 비책으로 그의 전문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후보자가) 수 십년 간 금융 공직에 근무하며 쌓은 전문성, 추진력과 더불어 최근 청문회 사전답변서를 통해 제시한 금융정책의 방향성 등에 기대를 한다"며 "그가 금융위원장에 임명되면 어려운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업권 한 관계자도 "청문회에서 자신감 있게 답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그만큼 전문성에서 자신있다는 걸로 보여지는데, 서민들을 위한 포용금융에 대해 강조한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