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 주가가 선박 배기가스를 규제하는 국제해사기구(IMO) 덕에 뛰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IMO 2020'은 선박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황산화물 허용치를 3.5%에서 0.5%로 낮추었다.
전 세계 해운업체는 연료를 저유황유로 바꾸거나 배기가스 세정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해야 한다. 이 가운데 스크러버는 설치에 시간과 돈을 많이 들여야 한다. 다수 해운업체가 경유를 섞거나 저유황유를 쓸 것으로 보는 이유다.
국내 정유주는 친환경 선박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일찌감치 저유황유 생산설비에 투자해왔다.
상반기만 해도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나란히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정제 마진이 나빠져서다. 국내 정유업체가 영향을 받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현재 배럴당 4달러를 겨우 웃돌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마진은 7.5달러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영업이익 82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7% 줄었다. 에쓰오일도 1년 만에 72%가량 줄어든 영업이익(1798억원)을 거두었다.
반면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주가는 8월 30일까지 한 주 사이 각각 2.17%와 4.31% 상승했다. 연초부터 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각각 8%와 1%가량 떨어진 상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스크러버를 예상보다 적게 설치하고 있다"며 "고유황유 비중이 낮은 국내 정유사는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IMO 2020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선제적인 매수를 권한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