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관세를 무기로 한 자신의 무역정책엔 문제가 없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을 또 다시 공격했다. 최근 미국 제조업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그 책임의 화살을 연준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에서 "유로가 달러 대비 미친 듯 떨어지면서 유럽 제조업체에 수출 상의 커다란 이점을 주고 있다"며 "그리고 연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의 달러화는 지금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 미국 외에 다른 지역에서 물건을 만들어 파는 제조업체들에게만 좋은 소리"라고도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관세 문제가 없다. 우리는 (중국같은) 나쁘거나 불공정한 플레이어들을 지배하고 있다"며 "오히려 연준이 문제다. 그들은 전혀 모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준을 향해 금리를 대폭 인하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우리는 오랜 만에 주식시장의 최대 상승 폭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부실하게 운영되는 허약한 기업들이 약삭빠르게 자신들의 부실 경영의 탓을 소규모 관세로 돌리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관세에 대한 일부 기업들의 불만을 사실상 부실 경영 탓으로 돌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이 중국이나 유럽보다 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해 미국 경제에 해를 끼쳤고 달러가 상대적 강세를 보여 미국 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친다는 것을 부인하면서 대신 연준을 비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연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맹비난해왔으며, 심지어 연준이 중국보다 미국에 더 큰 위협이 됐다고 수 차례 말해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에도 제조업체가 수출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연준이 지켜보고만 있다면서 제조업 성장세 둔화를 연준 탓으로 돌리는 트윗을 올린 바 있다.
연준은 지난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리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최소한 100bp 내려야 한다며 연준을 끊임없이 압박해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을 향해 중국 공장을 접고 미국으로 복귀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GM은 내가 대통령 취임 전에 주요 공장을 중국으로 옮겼다. 미국 정부에 의해 지원 조치가 있었음도 불구하고 말이다"라며 "이제 그들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기 시작해야 하지 않나?"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GM은 한때 디트로이트에서 가장 큰 자동차 회사였지만 지금은 가장 작은 회사 중 하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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