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라는 별명이 붙은 박채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에서 투어 데뷔 5년 만에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거북이처럼 뚜벅뚜벅 올라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하며 무려 6타 차를 뒤집은 역전 드라마였다.
박채윤은 1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했다. 박채윤은 4언더파 284타를 기록한 공동 2위 넬리 코다(미국), 이정민, 김소이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박채윤은 지난해 맥콜‧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이룬 뒤 13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개인 통산 2승을 올렸다. 또 박채윤은 ‘메이저 퀸’ 등극과 함께 주요 개인 타이틀 순위도 껑충 뛰어올랐다. 이 대회 우승상금 3억5000만원을 받은 박채윤은 상금랭킹 13위에서 2위(6억4800만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도 3위에서 1위(374점)로 수직 상승했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은 최고 난도로 세팅이 됐다. 긴 전장과 러프로 어려운 코스에 가장 어려운 위치에 핀이 꽂혀 선수들이 고전했다. 이날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13명에 불과했고, 데일리 베스트인 3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박채윤과 가와모토 유이(일본) 2명이 고작이었다.
박채윤은 단독 선두 코다에 6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코다는 6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14개 홀 동안 5타를 잃으며 무너졌다. 그사이 박채윤은 차분하게 경기를 끌고 갔다. 핀에 붙은 버디 기회는 놓치지 않았고, 칩샷이 들어가는 행운도 따랐다.
박채윤은 2번(파4)과 4번(파5) 홀에서 버디를 잡아 리더보드 상단으로 한 걸음씩 오르기 시작했다. 박채윤은 7번 홀(파3)에서 첫 보기를 적어냈으나 더 이상 타수를 잃지 않았다. 9번 홀(파4)에서 약 6m 버디 퍼트를 넣어 전반에만 2타를 줄인 박채윤은 후반 13번 홀(파3)에서 공동 선두로 올라선 뒤 16번 홀(파4)에서 결정적인 3m 버디 퍼트를 성공해 사실상 우승 쐐기를 박았다.
코다는 17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해 선두와 2타 차로 벌어지며 마지막 추격 의지가 꺾였다. 먼저 경기를 끝낸 박채윤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코다의 세 번째 샷이 홀컵을 빗나가자 동료들로부터 우승 축하 세리머니를 받으며 기뻐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던 코다는 버디 2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 등으로 4타를 잃는 바람에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날 2타를 줄인 이정민과 2타를 잃은 김소이도 코다와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2타를 줄인 최혜진은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로 단독 5위를 차지해 상금랭킹 1위와 평균타수 1위 자리를 지켰다. 4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김효주는 마지막 날 4오버파 76타로 부진해 공동 8위(1언더파 287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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