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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국회에서 2일 오후 3시 30분에 기자간담회를 시작해 10시간 40여분간 100여개의 질문을 소화한 뒤 끝을 맺었다. 중간에 세 차례 가진 휴식 시간을 빼더라도 9시간에 가까운 시간동안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중복된 질문을 포함해 100여개의 질의가 봇물터지듯 쏟아졌다.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고 ‘국민 청문회’ 성격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것은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기자간담회가 국회 인사청문회처럼 증인 채택이나 자료 확보 권한이 없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라는 점 때문에 검증보다는 주관적인 해명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자간담회는 이른바 위증에 따른 법적 처벌도 불가능하다.
그는 “의식하지 못한 채 받은 많은 혜택을 어떻게 돌려드릴지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도 했다.
조 후보자는 “공직자의 주어진 소명을 다 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한다. 무겁고 막중한 책임을 잊지 않을 것이며, 기회가 주어지면 그런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후보자와 가족에게 불거진 △딸 입시 문제 △웅동학원 △사모펀드 투자 등 3대 의혹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조 후보자는 가장 논란이 됐던 딸의 입시와 장학금을 둘러싼 특혜 의혹에 대해 “문제는 없고 당시엔 몰랐다”는 취지로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그는 “당시엔 1저자, 2저자 판단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했던 것 같다”ㅁ녀서 “지금의 눈으로 보면 이상하게 보이고, 저도 이상하게 보인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니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딸 문제로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에 대해선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딸과 관련된 의혹을 해명할 때 울먹이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자신의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장학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조 후보자는 “저든 어떤 가족이든 서울대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전화로 연락한 적이 없다”면서도 여섯 학기 동안 장학금 1200만원을 수령한 것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는 “(딸)아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장학금을) 받음으로써 다른 한 사람이 못 받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매우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 딸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당시 2학기 동안 3학점을 듣고도 서울대 총동창회 ‘관악회’로부터 장학금 800만 원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간 상태에서 휴학했는데 그때 비로소 (서울대) 장학금을 받은 것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아이에게 반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고, 장학회에 전화했는데 반납이 불가하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과 딸을 둘러싼 의혹 중 허위사실 세 가지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제가 어느 여배우의 스폰서라는 것과 저희 딸이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제가 어떻게 하라는 것이고, 또 그 여배우는 어떻게 되는가”라며 “언론인께 정말 부탁드리는데 제 집 앞은 괜찮지만 딸아이 혼자 사는 집 앞에 야밤에는 와주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자는 현재 검찰 수사 중인 ‘가족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에 대해선 “구성·운용 과정 등에 대해 알 수 없었다”며 “사실 경제나 경영을 잘 몰라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이번에 공부했다”고 답했다.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모르겠다”, “(관계기관에) 전화해서 확인하면 알 수 있다”, “검찰 수사로 밝혀질 것”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실제 이날 기자간담회는 별도의 증거 및 참고자료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면서 기존에 언급된 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일방적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강행한 것은 3권 분립을 무색하게 한 초법적 발상이고 대국민 사기 쇼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대응 차원에서 3일 오후 2시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던 국회 본청 246호에서 ‘대국민 고발 언론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딸 학사비리 의혹, 사모펀드 의혹, 웅동학원 및 부동산 의혹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며, 반론권 확보 차원에서 각 방송사에 생중계를 요청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일방적으로 국회 청문회는 무산됐다고 선언해 버리고 기습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장관 임명을 받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기괴한 절차를 창출한 데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관련 법령을 검토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모두를 권한 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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