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배터리 소송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법적 조치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손해배상 방안을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며 그 주체는 양사의 최고 경영진이 적임자라고 밝혔다.
LG화학은 3일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경쟁사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핵심 인력 빼가기를 통해 기술을 유출했다며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등에 제소했다. 이에 지난 8월 SK이노베이션이 ITC에 LG화학과 LG전자를 묶어 맞고소를 진행하면서 양사의 분쟁이 국제소송전으로 격화된 상태다.
LG화학은 "(SK가) 채용 과정에서 경력직 공개채용 방식을 이용했으나 실질적으로는 헤드헌터와 전직자들을 통해 특정 분야의 인원을 지목한 후 입사 지원을 적극 권유했다"며 "면접에서도 지원자가 습득한 당사의 기술 및 노하우를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를 중점적으로 질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사지원자들은 LG화학의 선행기술과 핵심 공정기술을 지원서류에 상세히 기재했으며,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수백여건의 핵심 기술 관련 문서를 열람, 다운로드 및 프린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또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명백히 LG화학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는 당사에 대한 비방 및 여론 호도 등 적반하장 격 행위를 통해 소송의 본질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핵심기술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제기한 정당한 소송을 '국익훼손'이라 비난하는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익훼손 프레임으로 호도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해외 경쟁사들도 이를 악용해 장기적으로 영업비밀 유출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SK는) 그간 대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했을 뿐 소송의 당사자인 당사에는 단 한 번도 직접적인 대화 요청을 해온 바 없다"며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사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함께 '특허 소송을 통해 LG 배터리 사업 지장 불가피' 등의 엄포성 발언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을 저지른 측에서 진정으로 대화를 하고자 하는 자세인지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SK이노베이션 측은 이와 관련 지난달 말 맞소송 사실을 발표하면서 "LG화학과 LG전자는 소송 상대방 이전에 국민적인 바람인 국민경제와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는게 SK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지금이라도 전향적으로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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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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