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7월 9일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수주 총액은 121억달러로 지난해(178억달러)보다 32% 감소했다. 상반기 수주액은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수주액 급감에 대해 유가회복세가 더딘데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내 탈석유경제를 위한 프로젝트 추진 등을 일감이 줄어든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자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의 저가입찰 공세 등의 여파도 수주감소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1분기 해외 일감은 전년 같은 기간의 40% 수준 확보에 그치며 최악의 수주가뭄을 겪었다.
2·3분기에는 수주세가 소폭 증가하며 낙폭을 줄였으나, 4분기에는 해외 수주 분위기 개선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신시장으로 지목된 베트남·인도네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수주액이 발생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 사실상 현대건설만 승승장구했다. 유일하게 중동에서 초대형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는 실적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 3조2000억원 상당의 가스·원유 처리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올 들어 국내 건설사가 따낸 해외 공사 가운데 수주 금액 기준 가장 큰 규모다.
하반기에도 현대건설은 대형프로젝트로 평가받는 이라크 유정물공급시설, 이라크 발전소, 알제리 복합화력발전, 파나마 메트로, 인도네시아 정유공장 등의 입찰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3분기까지 수주고를 겪은 가운데 4분기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해선 중동발 대형프로젝트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반기 대형 프로젝트로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발주하는 가스 공사인 우나이자와 자푸라가 있다. 두 공사 모두 다음달 중 입찰이 진행되고 빠르면 연내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이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밖에 아랍에미레이트(UAE)의 가스 프로젝트인 하일 및 가샤, 40억달러 규모의 카타르 노스 필드 LNG도 4분기 상업입찰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더딘 유가회복세 등 대외적인 영향으로 하반기 수주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유가 회복이 생각만큼 빠르지 않은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벌어지면서 중동과 아시아지역에서 발주 속도가 느려졌고, 계약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반기에는 대형 프로젝트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분위기 반전을 노려볼 만 하지만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어 목표수주액인 300억달러 달성은 불투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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