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뾰족한 대책을 찾기도 어렵다.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나 업황도 계속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 앞으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데일리동방은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상반기 성적표를 살펴보고, 하반기를 진단했다.
[데일리동방] 상반기는 그런대로 무난히 넘겼지만, 하반기가 더 걱정이다. 삼성카드 경영 성과에 대한 진단이다. 카드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삼성카드도 위기를 피하긴 어렵다. 더군다나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도 끝났다. 빅데이터 관련 사업 등 새 수익원이 필요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9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다른 카드사들에 비하면 순이익 감소폭은 크지 않다. 업계 전반의 불황에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카드수수료율 개편으로 향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회사 측도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부 규제, 금리 인상 및 가계부채 증가 등 순탄치 않은 경제 상황으로 카드업계의 이익 하향세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택한 자구책이 비용 절감이고, 순이익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지난 3월에는 홈페이지와 모바일에서 카드와 금융상품 신청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샘'을 개편했다. 디지털화를 통해 카드발급 비용을 절감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마케팅 비용으로 384억원을 썼다. 지난해 동기 대비 20%나 줄어든 규모다. 그렇다고 모두 해결된 게 아니다. 삼성카드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5% 줄었다.
가맹점 수익 하락과 코스트코 독점 계약권 만료 여파로 분석된다. 2분기 가맹점 수수료는 전분기에 비해 약 9% 감소했다. 코스트코를 통해서도 연간 200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지난 5월 코스트코 계약을 현대카드에 넘겨줬다.
삼성카드도 이런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코스트코를 놓쳤지만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전용 할인카드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필요도 있다. 정부규제 여파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워서다.
무엇보다 빅데이터 관련 사업이 대안으로 꼽힌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많은 고객 정보와 거래 정보를 갖고 있어 빅데이터 시장에 뛰어들 경우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원기찬 사장도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석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또 삼성카드는 2017년 회사 내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스마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LINK 비즈파트너'란 소상공인 마케팅 플랫폼을 선보인 바 있다. 개인에게는 특화된 혜택을, 가맹점주에게는 마케팅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다만 아직 데이터3법 통과가 이뤄지지 않아 삼성카드 내부 빅데이터를 다른 분야와 결합·활용해 추가 수익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 기존 삼성카드의 빅데이터에 보험이나 은행 정보 등을 결합해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데이터3법 통과가 절실하다"며 "법이 통과되면 빅데이터 가공이나 판매, 활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