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아베와 정상회담…평화조약 체결에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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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9-0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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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적극 설득에도 "日, 美와 맺은 군사적 관계 등으로 힘들어"

  • 푸틴 "韓日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하려는 美…심각한 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러·일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논의했으나 푸틴 대통령이 이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현재 동방경제포럼 참석 차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중이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강조하고 관계 강화를 위한 다음 수순은 평화조약 체결이라며, “이는 양국 정상의 역사적 소명”이라며 푸틴 대통령을 적극 설득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일본이 미국과 맺은 군사적 관계와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 때문에 양국이 평화조약을 체결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향후 평화조약이 맺어지기를 희망하지만, 양국은 오랫동안 지속된 입장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불행하게도 군사와 국방, 안보 문제뿐 아니라 미국 등 일본이 제3국과 맺은 관계 등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살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동방경제포럼 전체 회의에서도 한국과 일본 등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미국의 발표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일본에 배치된 미국의 군사 시스템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으로 맞서 싸운 러시아와 일본은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인해 아직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후 과거사 결산차원에서 일·러 평화조약을 추진 중에 있으나, 러시아 측이 영토문제에 완강한 입장을 견지하면서다. 

아베 총리는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이 공들이고 있는 동방경제 포럼에 꾸준히 출석함으로써, 일·러간 접점을 넓혀가는 한편,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경제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정상간 만남은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정상회의 이후 약 두 달여 만이다.
 

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별도의 양자 회담을 했다.[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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