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 그중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지난달 말 현재 대기업 대출 잔액은 73조7523억원으로, 전년 동기(75조5472억원) 대비 2.43%(1조7949억원) 감소했다. 이들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11월까지 77조5474억원으로 늘었지만, 이후 내림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434조510억원으로, 1년 전(405조178억원)보다 7.17%(29조332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꾸준히 늘어나며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은행들이 예대율 관리를 위해 예대율 가중치가 낮은 중소기업 대출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6월 말 현재 예대율은 신한은행(97.0%), 국민은행(97.7%), 우리은행(96.9%), 하나은행(97.3%) 등 100%에 가깝다.
예대율이 100%를 넘으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영업을 제한받게 된다. 예대율을 관리하려면 예금을 확대하거나 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예금은 조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은행들은 주로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높이고, 기업 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물가 하락세로 가계와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미루면서 일자리가 줄고, 그 결과 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대기업은 더욱 투자를 꺼리고, 그나마 수요가 있었던 중소기업 중에선 경영난을 겪는 기업 위주로 대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쓰기 때문에 돈이 필요한 기업이 정작 돈을 빌리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인 대출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라며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은 하락세다.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의 2분기 NIM은 1.49∼1.70%으로, 1분기(1.52∼1.71%)보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0.01%포인트, 0.03%포인트 떨어졌다.
이미지 확대
![[사진=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9/08/20190908112826170163.jpg)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