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온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큰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다. 사망자 3명에 부상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설물 피해 건수도 3천600곳을 넘었다.
8일 오전 집 근처 호수공원에는 그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옮겨 심은 지 몇 년 안된 소나무는 얕은 뿌리를 훤히 드러낸 채 누워 신음하고 있었다.(아래 사진)
위풍당당, 굳건히 호숫가를 지키고 있던 수양버들은 허리가 잘려 애처로왔고(아래 사진)
쓰러진 어린 전나무들도 적지 않았다.(아래 사진)
링링은 지나갔지만 ‘조국 태풍’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그 강풍의 기세는 다소 주춤한 상황. 하지만 그 후폭풍이 얼마나, 어디까지 미칠 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결국은 지나간다.
진짜 태풍이든, 정국에 몰아닥친 태풍이든 ‘지나간 이후’가 중요하다. 언젠가 또 올 태풍을 대비해 나무와 가로등, 신호등, 간판을 꼼꼼히 고정해 놓아야 한다. 쓰러진 교회 첨탑이 불법이라면, 강풍에 흉기로 돌변하는 전국 각지의 불법 건축물, 시설물을 일제 점검해야 한다. 높이 6m 이상 교회 첨탑은 모두 건축법 위반이다. 교회 첨탑에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건 결코 '주님의 뜻'이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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