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골든레이,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늦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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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19-09-10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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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레이호 전도, 정의선 체제 공식화에 부담

미국 조지아주에서 전도된 골든레이호. [사진=미국 해양경비대(USCG) 트위터]

[데일리동방] 미국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의 골든레이호가 현대자동차 지배구조 개편 발표 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는 8일 오후(한국시간)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로부터 1.6Km 거리의 수심 11m 해상에서 좌현으로 80도가량 기울어졌다. 미국 해양경비대는 10일 오전 골든레이호 안에 갇혀있던 마지막 4명을 구조하면서 승선인원 24명 전원을 구조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23.9%)인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현대모비스의 모듈사업과 AS 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하는 방안을 내놨다. 기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개편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압박으로 철회됐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에 완승을 거두고 2차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까지 개편안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1차 때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매입해 현대모비스 최대주주가 되는 방법이 거론된다.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는 시간 문제인듯했다. 현대차 노사는 최근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2분기 영업이익도 1조원대를 회복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1년간 그룹을 총괄하면서 ‘정의선 체제’를 공식화할 수 있는 대외적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위기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회사 자체 선박과 선적 화물은 보험 처리되므로 손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도 직후 구조되지 못했던 마지막 4명의 한국인까지 구조를 마쳤다.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의 신변에 문제까지 해결되면서 큰 우려는 해소됐다. 하지만 계열사 호실적이 지배구조 개편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 부회장에게 이번 사고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로 현대・기아차를 운송하는 현대글로비스가 타사 완성차 운송 수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최구운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현대 글로비스가 현대・기아차 이외에 제3자 물량을 본격적으로 공략한 시간은 비교적 짧았던 만큼 단기적으로 수주 모멘텀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9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전날보다 2500원 떨어진 15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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