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이후 여론 반대와 야권 반발 등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달 8·9 개각 당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조 장관은 검증 과정에서 사모펀드 투자 및 자녀 입시 특혜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리며 정국을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 빠뜨렸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조 장관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 중 절반 "조국 임명 반대"·야권서는 잇달아 '삭발 투쟁'
문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3국 순방을 마친 후 지난 9일 조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에 찬성하는 의견보다 반대하는 의견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13일 SBS가 칸타 코리아에 의뢰해 조 장관이 임명된 9일 오후부터 11일 낮까지 사흘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장관 임명에 대한 찬성은 43.1%, 반대는 53%다. 찬성보다 반대 의견이 9.9%포인트나 더 높다.
조 장관 이후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 사람보다 부정 평가하는 사람 또한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5.1%로, 잘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 51.6%보다 6.5%포인트 낮았다.
앞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9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조 장관 임명에 찬성하는 의견이 46.6%, 반대하는 의견이 49.6%로 집계됐다.
여론뿐만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연이어 '삭발 투쟁'에 나섰다.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 투쟁을 감행했다. 이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 10일 삭발식을 진행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비(非)검찰 출신 학자 이력 작용한 듯...개혁 의지도 주목
조 장관 임명에 대한 반대 여론과 야권 반발에도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사법·검찰 개혁' 적임자로 판단, 완수 임무를 맡긴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 비(非)검찰 출신의 서울대 법학 교수 출신인 조 장관의 이력이 법무부 장관 임명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만 16세에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며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이후 사법시험을 보지 않고 학자의 길을 선택해 만 26세엔 울산대 교수로 임용되며 화제를 모았다. 2001년부터는 서울대에서 재직 중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1년 12월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던 당시 '더(the) 위대한 검찰' 토크콘서트에 참여, "법무부는 법무부의 비검찰화와 검찰 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부분에서 두 가지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검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국민이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국민이 선출한 권력인 대통령과 국회가 검찰을 통제해야 한다. 대통령이 해야 하는 검찰 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실제로 수행하는 사람은 법무부 장관"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조 당시 서울대 교수를 꼽았다.
이는 검찰 권력을 통제하는 기관이 법무부인 만큼 그 수장인 법무부 장관은 비검찰 인사 중에서도 대통령과 사법·검찰개혁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비검찰·비고시 출신의 조 장관이 문 대통령이 그리는 사법·검찰 개혁의 적합한 인사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조 장관의 남다른 사법·검찰개혁 의지를 그의 임명 요인으로 꼽는다.
조 장관은 임명 전부터 페이스북 등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을 개혁하기 위해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반드시 설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왔고 2017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임명 이후에도 청와대 언론브리핑 및 당정청 협의 등을 통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조 장관은 스스로 "지금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검찰개혁"이라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하며 처음으로 그 일에 관여했고 그 과정에서 관련된 여러 기관과 계속 조율하고 협의했다. 부족하지만 그 점에 있어서는 제가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감히 말씀드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