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주담대는 전월보다 4조7000억원 증가한 63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액은 7월(3조7000억원)은 물론 1년 전(3조4000억원)이나 2년 전(3조1000억원)과 비교해도 높다.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신(新) 잔액기준 코픽스(COFIX)가 도입되며 주담대 금리가 2%대 초반까지 인하한 영향이 컸다. 특히 주요 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금리는 전월보다 30bp(1bp=0.01% 포인트)가량 떨어지며 주담대 가중평균금리가 역대 최저치(7월 연 2.64%)를 경신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대출 수요가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폭은 앞으로 더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금리가 최근 반등하긴 했지만, 4분기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1% 시대'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부동산 과열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기준금리를 크게 내리면 부동산 시장은 불붙곤 했다. IMF 경제 위기와 금융위기 뒤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인 2004년과 2014년에도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다. 최근엔 서울 지역이 기록적인 청약 경쟁률을 나타내며 시장이 다시 꿈틀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통화당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면서도 부동산 시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주택 및 부동산 관련 대출은 상반기 중 증가세가 둔화했으나, 향후 보다 완화적인 금융상황을 배경으로 금융불균형 누적 정도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내년이나 내후년 경제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이 경우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1990년대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경제 상황이 악화돼 부동산 가격이 절반가량 줄어든 일본의 경우를 우리나라도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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