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건설산업 규제의 상호협력적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무분별한 건설 규제 양산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전반적인 건설업 규제뿐만 아니라 안전관리 규제, 건설인력 규제 등 세부 분야 규제들의 실태를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한 방향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영준 부연구위원은 첫 번째 주제로 '최근 건설규제 강화 현황과 합리적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최수영 부연구위원과 나경연 연구위원은 각각 '안전관리 규제와 협력체계 구축방안', '건설기능인 정책의 미래지향적 개선방향'에 주제 발표를 이어갔다.
먼저 전 부연구위원은 '건설산업기본법', '하도급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원도급자를 규제하는 건설규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달 기준 국토교통부 소관 규제 1895개 중 건설사업자 및 건축주 등에 대한 직접적 건설규제는 342개에 달한다. 특히 20대 국회의 건설규제 입법은 19대 국회에 비해 약 3.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그간 건설규제의 단순 양적 완화 중심의 정책에서 더 나은 규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구체적 방안으로 △개별 규제 개선에서 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덩어리 규제 개선으로 전환 △규제심사 실효성 제고 △무분별한 의원 입법 방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규제 애로 해소 △중장기적 관점의 규제 혁파 △ 규제 사후평가(일몰제)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날 두 번째 주제 발표자인 최수영 부연구위원은 최근 원도급사 규제와 처벌 강화 위주의 건설산업 사고예방 대책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계획 및 설계 단계부터 주요 관계자의 역할과 책임 분담을 통한 협력적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산업 사고·사망만인율은 타 산업 대비 3.2배, 영국 건설산업 대비 8.8배 높다"며 "최근 건설업 사망만인율이 증가세에 있어 건설 안전부문 성과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기준 건설산업 사고·사망자 수는 506명으로 전체 산업의 52.5%를 차지했다. 공사 규모별로는 3억원 미만 소규모 공사에서 34.8%, 공사 종류별로는 건축공사에서 74.6%, 사고 형태별로는 떨어짐에 의한 사망자가 61.2%로 가장 많았다.
그는 "최근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 책임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영국의 경우 시공 이전 단계부터 발주자를 중심으로 주요 관계자들의 역할을 분담하는 '건설업 설계관리에 관한 제도(CDM 제도)'를 1994년부터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공 이전 단계부터 주요 사업 관계자들의 역할 및 책임 분담을 통한 협업 유도 △산업재해발생률 산정 대상에 전문건설업체 포함 △세부 업종별 산업재해 통계관리 체계 마련 등을 통해 건설현장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나경연 연구위원은 건설 인력 수급 격차 해소를 위한 주요 선진국의 정책 전략과 종합적인 직업정보 제공 체계 등을 소개하며, 우리나라의 규제 중심적·단기적 정책 방향과 크게 비교된다고 주장했다.
나 위원은 규제 및 단기 대응 위주의 기존 건설인력 정책에서 인센티브 중심 및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국인 건설 인력 육성 △기존 외국인 도입 정책의 보완 개선 △불법 외국인 고용 근절을 위한 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선진국 사례처럼 상호협력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건설 기능인 육성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성 로드맵에는 △중·장기적 인력 수급계획 △건설기능인의 숙련도 향상 △직업 전망 제시를 위한 맞춤형 지원 방안 △통합적 직업 정보 제공체계 마련 등이 담겨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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