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에선 여전히 현금 수요가 있는데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관련 인프라가 계속 확대되면서 금융 포용 정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홍일표 의원(자유한국당, 인천 미추홀 갑)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디지털화폐 관련 진행상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 1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가까운 장래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CBDC 발행을 추진 중인 일부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발행유인(현금이용 축소에 대응, 금융포용 제고)이 크지 않은 점 △CBDC 도입에 따른 사회적 수용성 및 비용 △거래의 안전성 검증 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한국은행은 CBDC 연구를 한층 강화해 나가는 한편, BIS 등의 국제논의에도 적극 참여하여 주요국의 CBDC 진행 상황과 그 영향에 대해 더욱 면밀히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며 "분산원장기술의 지급결제시스템 적용 가능성, 민간부문의 암호자산 상용화 추진 상황 등을 점검하고 지급결제 및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페이스북은 "가입자라면 누구나 간편하게 결제와 송금을 할 수 있는 리브라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7억명이 쓰는 암호화폐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최근 출시 시점을 당초 예정보다 6개월가량 늦췄으나 출시에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역시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11월11일 '광군제'에 맞춰 17조원 규모의 독자 가상 화폐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상은행·건설은행 등 은행권과 알리바바·텐센트 등 IT(정보기술) 기업이 유통에 참여할 계획이다.
홍일표 의원은 "중국은 최근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발행까지 예고하며 국가 단위의 디지털 패권 전략을 서두르고 있다"며 "한국은행도 지난해부터 관련 TF를 운영해 온 만큼 국제적인 흐름과 논의에 맞춰 기술 확보 및 적용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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