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를 사흘 앞두고 열린 이번 시위는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아마존 화재 등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이른바 '세계 기후 파업'이다.
이 파업의 중심에 섰던 소녀가 있다. 스웨덴 출신 고등학생인 그레타 툰베리다. 8살 때 지구 온난화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툰베리는 지난해 8월부터 스웨덴 국회 의사당 앞에서 매주 금요일 관련 대책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SNS를 통해 전 세계 청년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지난 3월에는 툰베리의 의견에 공감한 세계 120개국 젊은이들이 각 지역·국가에서 대규모 시위를 가졌다. 파리에서만 약 3만명이 모였다. 그로부터 6개월 뒤인 9월에는 참가자들이 더 늘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대사에서 부자 나라부터 가난한 나라에 이르기까지 청년 운동이 이번처럼 대규모로 광범위하게 나타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지난 18일에는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변화의 필요성을 호소한 데 이어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지도자들의 책임을 추궁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5개국의 기후변화 대응이 미흡하다면서 유엔에 제소하기도 했다.
불편해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에미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청소년들의 제안이 '너무 급진적'"이라면서 불편함을 드러냈다. 미국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 중이던 한 패널은 툰베리를 겨냥해 '정신질환자'라고 막말을 쏟아낸 뒤 논란이 일자 퇴출되기도 했다.
지난 16일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수여하는 최고영예상인 '양심대사상'을 수상한 툰베리는 "세계의 온실 가스 배출량은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지금은 행동할 때이며, 모두가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소감으로 갈채를 받았다.
크고 작은 논란 속에서도 툰베리는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한 관점을 바꿨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노르웨이 국회의원은 툰베리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작은 환경 운동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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