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포용금융과 개인신용평가'를 주제로 열린 '제3회 서민금융포럼'에서 문영배 디지털금융연구소장은 이같이 말했다.
신용평가의 목적은 고객의 연체 가능성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는 대출 고객을 △정상거래자 △신용정보 부족자 △연체 진행자 등으로 분류해 관리한다. 해당 고객이 놓인 그룹의 평균을 살핌으로써 그 고객의 미래 금융거래 성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접근성이 떨어지는 서민금융 분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반 금융의 경우 그룹별 고객 특성이 비슷하지만, 서민금융에선 특성을 쉽게 일반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 간 금융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민금융 분야만을 위한 CSS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문 소장의 분석이다. 문 소장은 "소상공인의 경우 그간 비즈니스를 잘해 오더라도, 한번 부도가 나면 (저신용 그룹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며 "이런 분들을 따로 떼어내 살펴볼 수 있는 기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문 소장은 서민금융진흥원이 나서 자체적인 CSS를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진흥원이 보유한 고객정보를 활용하면 연체진행자 그룹 내에서도 '채무조정 후 성실상환자' 등과 같이 평가 등급을 보다 세분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문 소장은 "서민금융은 과속 단속 카메라와 같아야 한다"며 "진흥원이 등급 기준을 고객에게 미리 알려준다면, 운전자가 과속 카메라 앞에서 속도를 줄이는 것처럼 서민들의 성실상환을 유도해 일반금융으로 건너갈 수 있는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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