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화 채권 중 40%가 내년 만기 상환을 앞두고 있다. 금리(수익률)가 15%를 넘는 부실위험채권(stressed bond)으로, 내년 상환 규모가 86억 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들 기업은 약한 펀더멘털(기반 여건)에도 불구하고 2017년 글로벌 동반 성장기에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비교적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제 둔화가 심화되고 중국 당국의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캠페인이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 환경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채권 만기가 한꺼번에 몰리면 연쇄 디폴트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마이클 로위 SC로위 최고경영자(CEO)는 "파장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면서 "디폴트로 인해 투자자들이 고위험 채권에서 자금을 회수하면 채권 금리는 더 높아진다. 기업들이 빚을 얻어 빚을 갚는 게 더 어려워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투자자들은 고수익·고위험 회사채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시아 고수익 채권 펀드의 경우 8월에만 3%에 이르는 자금이 유출됐다. 반면 투자 등급 아시아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은 같은 기간 1% 자금 유입을 보고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중국 기업들의 고수익 달러 채권의 경우 보통 만기가 2.5년 정도로 짧기 때문에 자금 조달 환경에 훨씬 민감하고 디폴트 위험도 큰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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