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첫날부터...'조국' 싸움만 하다 끝났다

단상 오르자 한국당 의원들 돌아앉아

압수수색 검사와 통화...수사외압 논란

민주당은 검찰수사 비판 '조국 감싸기'

26일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마지막 대정부질문은 ‘조국’으로 시작해 ‘조국’으로 끝났다. 야당 의원들이 ‘조국 낙마’를 목표로 조 장관에 총공세를 펼치면서 사실상 ‘조국 청문회 2라운드’를 방불케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고성으로 시작했다. 조 장관이 신임 국무위원 인사를 위해 단상에 오르려 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범법자는 나오지 말라”며 소리쳤고, 의자를 돌려 조 장관을 외면했다.

조 장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의 열망인 법무부의 혁신과 검찰 개혁의 무거운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단상을 내려왔다.

이날 한국당의 첫 질의자로 나선 검찰 출신의 권성동 의원은 조 장관의 ‘언행불일치’를 지적했다. 권 의원은 조 장관이 400억대 배임·횡령을 저지른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에 탄원서를 냈다고 밝히면서 “앞에서는 재벌을 비판하면서 이 회장 선처를 요구했다. 전형적 언행불일치 아니냐”고 했다.

이에 조 장관은 “이 회장의 선대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며 “인간적 도리로 보석을 탄원하는 글을 쓴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은 지난 23일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에 나선 날 아침 조 장관이 수사팀 검사에 전화를 걸었다고 밝히면서 ‘외압 의혹’을 거론했다. 주 의원은 “자기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에게 전화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압박”이라며 “검찰총장만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 장관은 “통화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아내가 상태가 안 좋아서 검사와 통화를 했다. 수사에 관해 청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표적 수사로 규정하며 ‘조국 감싸기’에 나섰다. 김종민 의원은 “수사 상황이 야당의원에게 실시간으로 직보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수사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거래되고 있는지 정확한 범인을 색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조 장관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인지를 묻자 "(의혹 관련) 진실이 가려지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만 했다. 이 총리는 조 장관 임명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대 의견을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이 총리도 검찰 수사에서 조 장관 또는 그 가족의 불법 혐의 사실이 확인되면 조 장관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처럼 조국 이슈가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 ‘식물 국감’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장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국감을 앞두고 각 상임위에서 증인 채택을 놓고 파열음이 나와 피감기관 외에 증인이 없는 ‘맹탕 국감’은 현실화될 전망이다.  


 

한국당, 조국 장관-압수수색 검사 통화는 탄핵 사유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정회된 사이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의 검사 팀장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은 탄핵 사유라는 주광덕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