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마이스 인프라 구축’ 속도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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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19-09-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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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산업2부 기자]

“국제행사 유치에서 한국의 도시 경쟁력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인센티브관광‧컨벤션‧전시회) 선진국과 견줘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핵심 평가 요소인 전시장 규모 면에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져 대형 행사를 놓친다.”

국제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밤낮으로 뛰는 한 실무자의 하소연이다.

실제 현장에서 두 눈으로 확인한 국내 마이스 산업 현황은 대형 국제 행사를 유치할 만한 가장 중요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숙박, 쇼핑 등에 높은 점수를 주며 국내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싶다는 곳은 넘쳐나는데 이를 수용할 대형 시설이 없는 것이다.

사실 지방자치단체들은 마이스 시설 확충에 적극적이다. 경기 수원시는 올해 수원컨벤션센터를 개관했으며, 울산시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를 2021년 오픈할 예정이다. 충남도 역시 2000억원가량을 투입해 충남 국제컨벤션센터를 2022년 완공하며, 부산시의 전시‧컨벤션센터인 벡스코도 제3전시장을 구축한다.

하지만 이들 모두 대형 전시장에 속하지 않는다. 통상 대형 전시장으로 분류되는 10만㎡를 넘는 곳은 국내에서 킨텍스 하나뿐이다. 국제행사 유치로 가장 인기 많은 지역인 서울은 코엑스를 비롯해 3개의 전시‧컨벤션센터를 합해도 7만㎡가 안 된다.

반면 세계 각 나라들은 10만㎡를 훌쩍 넘는 대형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근 나라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국 선전전시컨벤션센터가 50만㎡ 규모로 확충해 이달 문을 열었다. 그동안 세계 1위 전시장이었던 독일 하노버 컨벤션센터(46만6100㎡)를 제치고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일본 도쿄는 내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숙박·공연·쇼핑·엔터테인먼트 등이 포함된 대규모 마이스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인도는 30만㎡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에 나섰다.

그런데 한국은 대형 인프라 시장에 첫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의 마이스 복합 시설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되는 잠실 마이스 사업과 킨텍스 제3전시장 구축 사업은 ‘적격성 및 타당성 조사’만 몇 년째다. 이웃 나라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전시시설을 지을 때 우리는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지만 몇 년째 따지고 있는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이 있다. 숙박과 쇼핑, 편의시설의 경쟁력이 아무리 높아도 소용없다. 대형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대규모 행사를 유치할 수 있다. 오길 원하는 손님이 다 떠나기 전에 정부는 ‘대형 인프라(경쟁력 제고)’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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