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테인먼트] 美·中서 더 뜨거운 휠라, 글로벌 성장 이유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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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10-0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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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너스 매출 美법인 인수 3년만에 플러스 전환

  • 작년 매출 32조 중 83%가 해외실적…K패션 선두

  • 지역별 현지기업과 장기 파트너십, 매출 상승 견인

  • 패션 성지 밀라노 패션위크 참가 현지 관계자 ‘찬사’

  • 새 모델에 글로벌스타 BTS 기용 “혁신과 도전 지속”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가 세계로 뻗어나가며 글로벌 대세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핫한 브랜드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연일 상승세다. 휠라 글로벌 매출과 휠라코리아에 투자하는 외국인 주주의 높은 비중, 주가에서 드러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증권가 리포트에 따르면, 휠라코리아해외 부문 매출은 국내 부문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2조9550억원 가운데 국내 매출은 17% 수준(5000억원)이다. 2011년 인수한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1조7976억원을 기록했고, 휠라 USA도 5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올해는 휠라 USA의 매출이 7000억원을 돌파, 6000억원대의 국내 매출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브랜드 인수 10여년 만의 뚜렷한 성과다.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 비엘라 지역에서 탄생한 스포츠 브랜드로, 2007년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해 현재 전 세계 70여개 국에서 전개 중인 브랜드의 본사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휠라USA의 경우 2007년 휠라코리아가 휠라 글로벌을 인수해 처음 미국 법인을 운영하던 당시 마이너스였던 영업 적자를 3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2015년 매출규모는 2007년 인수 당시 대비 약 10배 뛰어올랐다. 

중국 역시 탄탄대로다. 현지 굴지 스포츠기업인 안타스포츠(ANTA Sports)와 합작투자해 설립한 조인트벤처인 풀 프로스펙트(Full Prospect)를 통해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풀 프로스펙트의 매출은 7750억원으로 전년(4032억원) 대비 92.2%나 증가했다. 풀 프로스펙트는 안타가 85%, 휠라코리아 15%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외 국가에서의 브랜드 운영도 돋보인다. 각 지역별 굴지의 라이선시와 파트너십을 체결, 장기간 끈끈하게 계약을 이어온 ‘라이선싱 뉴모델’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 자체 고안한 라이선싱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 해외 각 지역별로 현지 기업과 직접 접촉해 계약을 맺고 권역별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휠라는 대부분 10년 이상 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브랜드 위상을 높였고, 이는 자연스레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윤수 휠라 그룹 회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0 봄·여름밀라노패션위크(MFW)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휠라코리아]

◆ 전 세계는 지금 휠라 열풍…BTS와 함께 인기 업그레이드 

글로벌 경영 전략에 따른 휠라의 글로벌화는 실적 외에도 다양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스포츠 브랜드 전문 콘셉트 스토어인 ‘식스오투(SIXO2)’와의 협업으로 공개한 뉴욕 타임스퀘어 옥외광고를 포함, 미국 유명 스포츠 편집숍 풋라커에서도 연일 휠라 의류 및 슈즈 등이 매장 전면 및 주요 위치 진열대를 장식했다. 여세를 몰아 지난해 말에는 현지 매체(풋웨어뉴스)가 선정한 ‘2018 올해의 슈즈’로 휠라 ‘디스럽터2’가 선정되기도 했다. 

유럽에서의 인기도 마찬가지다. 휠라는 지난 2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0 봄·여름밀라노패션위크(MFW)에 참가해 화려하게 쇼를 마쳤다. 밀란 패션 위크는 세계 4대 패션쇼로, 스포츠 브랜드가 단독 쇼를 개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패션쇼장은 스탠딩까지 자리를 꽉 채웠고, 쇼가 끝나자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에서 비롯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는 전 세계 패션관계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패션쇼 기간 유럽 현지에서 휠라 인기도 달아올랐다. 밀라노 라 리나센테 백화점은 물론 두오모 중심에 위치한 풋라커 매장에서도 휠라 주요 아이템이 전시됐다. 밀라노 현지 젊은이들이 휠라의 어글리 슈즈, 빅로고 티셔츠를 입은 모습도 자주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휠라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게 현지 참석자 들의 전언이다.
 

윤윤수 휠라 그룹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글로벌 관계자들과 2020 S/S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휠라코리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FENDI)와의 컬래버레이션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펜디의 선 제안으로 성사된 협업은 지난해 2월 MFW 기간에 열린 2018 가을·겨울 펜디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같은해 9월 ‘펜디 매니아’ 캡슐 컬렉션을 연이어 선보였다.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지닌 휠라와 펜디의 협업 아이템은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클래식한 분위기의 펜디 이미지가 휠라와 만나 한층 젊고 트렌디하게 탈바꿈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된다. 휠라코리아는 최근 방탄소년단(BTS)을 브랜드의 글로벌 모델로 선정, 전속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대표 주자의 역대급 만남’인 셈이다. 계약 체결 범위가 글로벌인 만큼 휠라와 함께한 방탄소년단의 모습은 향후 국내뿐만 아니라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전역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내년 초 첫 브랜드 광고 이미지 공개를 시작으로 휠라는 방탄소년단과 함께 ‘원 월드 원 휠라(One World, One FILA)’ 커뮤니케이션을 확대 전개해 브랜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이미지 제고의 기회로 삼을 방침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엔 중국에서 두 번째 휠라 아카이브 전시회 ‘휠라 뮤제오:리플레이 1911’를 연다. 이탈리아 비엘라 지역에 건립되어 있는 ‘휠라 뮤지엄’ 아카이브를 통해 브랜드 정신을 공유하고 전 세계 소비자 및 브랜드 팬들과 특별한 방법으로 소통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108년 휠라 역사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는 이색 전시인 만큼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8층에서 열린 첫 번째 휠라 아카이브 전시회에는 약 2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2020 S/S 밀라노패션 위크 휠라 패션쇼. [사진=휠라코리아]

◆ 브랜드 가치 상승 지속 비결, 윤윤수-윤근창 부자의 ‘뚝심 경영’

꾸준한 상승세는 우연의 일치나 반짝 인기가 아니다. 윤윤수 휠라 그룹 회장과 윤근창 휠라코리아 대표이사의 뚝심 경영에서 비롯된다. 2007년 휠라코리아의 글로벌 본사 인수 당시부터 전략적으로, 그리고 일관성 있게 펼쳐온 휠라의 글로벌 경영 방식에 기인한다.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기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자체 고안해 안착시키고, 이를 통해 글로벌 성장을 이루겠다는 2007년 인수 당시의 목표, 초심을 잃지 않고 비즈니스 본질에 10년 이상 집중한 결과다. 

윤윤수 회장은 지난 2007년 4월 가진 휠라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 인수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중점 추진 전략으로 다음의 두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당시 큰 폭의 적자를 기록 중이던 휠라USA를 자회사로 직접 운영, 미국 법인을 3~4년 안에 턴어라운드 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의 바탕을 다진 후, 글로벌 브랜드로서 세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구상에서다.

둘째, '라이선싱 뉴모델'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자회사인 휠라 USA를 제외, 전 세계 주요 시장에 가장 적합한 파트너를 발굴해 합리적인 로열티 수준과 충분히 긴 계약기간을 조건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보다 안정적으로 각 시장 상황에 적합한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 나라별 안정적인 비즈니스 운영과 글로벌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윤근창 휠라코리아 대표이사는 휠라USA의 턴어라운드를 주도했다. 2007년 휠라 자회사 휠라USA에 입사해 사업개발 및 라이선싱과 소싱(중국 진장의 소싱센터 파견근무) 업무 등을 담당했다. 유통망과 조직을 재정비하고 소싱력을 강화, 미국 현지 시장에 맞는 홀세일 방식도 도입했다. 그 결과 휠라 USA를 약 3년 만에 흑자전환, 휠라USA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하며 2015년 매출규모를 2007년 인수 당시 대비 10배가량 끌어올렸다.

윤윤수 회장은 “휠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글로벌 소비자에게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게 된 만큼, 이번 패션쇼 개최를 기점으로 앞으로도 전 세계 소비자를 위한 혁신과 도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휠라 글로벌 모델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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