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전영현 삼성SDI 사장, 유연한 경영 전략…‘배터리’ 신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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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19-10-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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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S 화재 발생·확산 방지 초점...신성장동력 확보 위한 선제적 대응

[전영현 삼성SDI 사장. 사진=삼성SDI]

[데일리동방]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화재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배터리 자체 문제는 아니다. 화재 발생으로 인한 낮아진 ESS 산업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함이다. 삼성SDI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경쟁력 확보하고 ‘안정적인 흑자 기조’ 앞당겨야 하는 만큼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전영현 사장의 경영 전략은 ‘유연함’으로 정의된다. 이번 발표가 향후 삼성SDI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기자간담회에서 “ESS 화재 원인과 관계없이 (화재 대응 관련)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글로벌 리딩 업체로서의 책무”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국내 ESS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SS는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다. 전기는 생산 후 송전 등 과정에서 손실이 많아 저장 역할이 중요하다. 또 배터리를 제어하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러한 통합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ESS는 전기차 등 배터리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수라 할 수 있다.

최근 2년간 국내에서 20여건의 ESS 화재가 발생했다. 다양한 업체들이 관여하는 만큼 정부는 특정 사업자의 문제가 아닌 설계·시공 과정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배터리 제조업체들에 대한 의구심은 지속됐다. ‘복합적 문제’라고 했지만 일반인들에게 ‘ESS=배터리’라는 공식이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전영현 사장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전영현 사장은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에너지 사업은 그 특성상 선점이 중요하다. 향후 격전지인 중대형 배터리시장에서 먼저 우위를 점해야 한다.

전영현 사장이 취임한 2017년 삼성SDI는 흑자를 달성했다. 2018년 말 가동 예정이었던 유럽 헝가리 배터리공장 가동을 상반기로 앞당기며 빠른 시장 대응에 나섰다. 반도체 생산 관리 전문가였던 만큼 그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삼성SDI는 소형전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진출해 지난해 말 기준 16GWh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BMW와 폭스바겐 등에 공급하고 있으나 사업 진출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사 대비 다소 늦게 이뤄졌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사업에서 온전하게 흑자를 유지할 수 있는 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공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보수적인 전영현 사장의 전략은 말 그대로 유연하다. 사업 확대를 위한 신뢰 확보는 중요하지만 현 시점에서 ‘글로벌 리딩 업체’라는 상징성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올해 들어 삼성SDI의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 진입이 가시화되고 고객사도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영현 사장은 삼성SDI에 합류 후 기술 전문인력 육성과 생산공정 개선 등 기술역량 확보 등 내실을 다졌다. 삼성전자를 세계 반도체 1위 업체로 키워내는 데 일조한 만큼 삼성SDI를 세계 배터리 1위 업체로 성장 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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