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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1500여년 전 토기에 새긴 신라 행렬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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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10-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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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마·무용·수렵 등 표현 신라 회화 사상 첫 행렬도 사례, 110여 점 유물도 추가 확인

[문화재청]

경주에서 1500여년 전 토기에 새긴 신라 행렬도가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14년부터 진행 중인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 발굴조사에서 신라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와 말 문양이 새겨진 토기, 44호 제사와 관련된 유물 110여점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는 44호 호석 북쪽에서 파손된 상태로 출토됐다. 전체 높이 약 40cm의 긴목항아리(장경호)로 추정되고, 그릇 곳곳(경부, 견부, 동체부)에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문양은 크게 4단으로 구성돼 1단과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반복돼 있고 3단에는 다양한 인물(기마·무용·수렵)과 동물(사슴·멧돼지·말·개)이 연속으로 표현됐다. 말 탄 인물과 말들이 행렬하는 장면, 기마행렬을 따라가는 인물들이 무용하는 장면, 활 든 인물들이 동물들을 사냥하는 장면과 말 탄 주인공이 개(추정)와 함께 행렬하는 장면 등이 있어 행렬도를 묘사하고, 출토 정황상 제사용 토기로 제작돼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행렬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기마·무용·수렵을 묘사한 복합 문양은 현재까지 신라 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로, 복식과 인물묘사, 동물묘사 등 내용 구성이 풍부하고 회화성이 우수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행렬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표현들이 고구려 고분벽화의 내용 구성과 유사해 신라·고구려 대외관계 연구에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말 문양은 발형기대(그릇 받침대)의 다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토기 조각 2점에서 확인됐다. 말이 새겨진 문양은 총 2개체로, 말 갈기, 발굽, 관절 뿐 아니라 갑옷을 입은 모습까지 상세하게 묘사됐다. 문화재청은 현재까지 발견된 토기에 새겨진 말 문양 중 회화 표현이 가장 우수한 사례로 보고 있다.

44호 호석 주변에서는 대호를 포함한 다양한 기종의 제사 유물이 110여 점 출토됐다. 9점의 대호는 호석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배치됐고, 내부와 외부에서 굽다리접시(고배), 뚜껑 접시(개배), 토제악기(토제훈), 토제방울(토령) 등 소형 토기들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 시차를 두고 몇 회에 걸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로 적석목곽묘 호석 주변에서 이뤄진 제사의 양상과 내용에 대한 양질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44호의 발굴조사를 통해 신라 적석목곽묘 구조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중으로 앞으로 고고학적 조사뿐 아니라 지질학·토목공학 등 학제 간 융복합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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