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논란으로 민심이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갈라지면서, SNS에서 그간 별 문제없이 지내왔던 '소셜' 친구와 무더기로 절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상대 진영에 대한 욕설이 일상화하고 증오와 분노가 정의감인양 터져나왔다. ▷어쩌다 이리 됐나. 민족 전체의 존경을 받던, 가위다리의 사북 같은 '어른'이 사라진 나라여서, 심각한 갈등과 분열의 골을 메우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함석헌의 스승으로, 한국이 낳은 대사상가 다석 유영모 선생(1890~1981)이 문득 떠올랐다. 기독교와 유교, 불교, 노장사상을 회통(會通)한 그는 '참나'를 통해 세상을 깊고 바르게 보는 방법을 일깨워줬다. 1940년 이후 하루 한끼만 먹었던 실천적 삶의 스승. 물질적 풍요와 외형적 번화에만 몰두하는 이 사회에서 큰 가치에 눈뜨게 하는 영성(靈性)의 등대가 되지 않을까. 본지가 11월부터 그의 생과 사상을 살피는 온·오프라인 대장정을 기획한 것은 그 긴박한 갈증의 소산이다.◀ <國>
이상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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