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 환경단체나 사회적기업의 목표 문구 같지만, 이는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사명이다.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파타고니아코리아 본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새겨진 사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타고니아코리아의 모든 것은 사명 아래 움직였다. 지사장부터 사원까지 텀블러를 항시 소지하고, 새로운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등 생활 속 실천은 물론 사업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당연시되는 기업의 이윤추구보다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사업을 하고, 자원을 투자하고, 끊임없이 패션업계에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 결과, 지속가능한 패션이 패스트 패션을 넘어서 글로벌 패션 트렌드의 중심축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파타고니아코리아는 어느새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패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국내에서도 지속가능한 패션을 미션으로 둔 패션 브랜드들이 속속 생겨나고, 친환경 패션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코리아의 매출 성장세도 매섭다.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타고니아코리아의 올해 매출(2018년5월1일~2019년4월30일)은 지난해(234억원)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한 323억원, 영업이익은 147% 증가한 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진출 5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는데, 이는 전세계 지사 가운데 최단기간 흑자 기록이다. 국내 아웃도어업계 업황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연 100억원 성장은 이례적이다.
이날 본사에서 만난 최우혁 파타고니아코리아 지사장은 “다른 기업들이 파타고니아를 지속가능한 패션의 성공모델로 봐준다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라면서 “이본 쉬나드 회장이 의류 비즈니스를 시작할 당시 그렸던 그림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지사장도 처음부터 환경에 대한 대단한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아디다스, 데상트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서 20년 동안 내공을 쌓은 패션 상품 분야 전문가다. 트렌디함이 생명인 직군인 만큼 환경은 그에게 먼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매번 대물량으로 생산되고 남은 재고를 소각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회의감이 들었다고 했다.
최 지사장은 “상품을 만들고 생산한 후 매 시즌 재고관리 때문에 제품을 모두 태워버린다”면서 “그 자리에 서 있는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누구나 ‘내가 만드는 게 상품인지 쓰레기인가, 왜 이런 미친 짓을 해마다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결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었고 피상적인 안타까움뿐이었다”면서 “파타고니아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었고 이젠 그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 ‘환경NGO? 패션기업?’ 이윤 추구 목적이 남다른 파타고니아
2013년 파타고니아로 적을 옮겼을 당시에는 최 지사장도 반신반의했다. 과연,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영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철학을 담은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파타고니아의 유명한 광고 문구처럼 패션 브랜드가 지속가능함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이기 때문이다.
“입사 당시 설립자의 경영 철학이 실천된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이 기업의 이윤 추구는 지속적인 환경 활동을 하기 위한 기본이며 우리가 만드는 대부분의 이익은 친환경 소재개발, 환경단체 지원 등 재투자로 이어진다. 파타고니아를 다니는 직원들은 우리가 버는 돈이 회장님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다. 단순히 이익 추구를 위한 미션이 아니라 실제 미션을 위한 조직과 활동이 살아 숨쉬는 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파타고니아의 지난해 풀뿌리 환경 보호 단체 지원금은 1억 달러(약 1100억원)가 넘는다. 소재 개발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웻수트(wetsuit, 잠수복 종류의 의류)에 석유소재인 네오프렌(합성고무)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천연 식물성 고무 재료인 율렉스(Yulex)를 개발, 더 나은 재료가 있는지도 검토하면서 10년을 보냈다. 개발을 마친 후에는 그 과정과 기술을 더 많은 기업이 함께할 수 있도록 공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한 재킷에 들어가는 구스다운 대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다운재킷을 만들 때 학대받는 거위 털을 쓰지 않고 도축되는 거위 털만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어 왔다. 파타고니아 연구 개발팀은 지난해 4년간의 필드 테스팅, 830시간의 소재 개선 과정과 최소 6000피트에 이르는 수차례의 등반 테스트를 거쳐 다운과 합성 보온재의 장점만을 결합해 마이크로 퍼프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최 지사장은 “예전엔 기술의 한계로 못했다면 의류나 소재산업이 발달해서 최근에 나온 다운라이트 충전재는 거의 다운과 유사한 감촉, 부드러움, 충전재 역할 등을 커버한다”면서 “아직 소비자들은 다운 대체재를 많이 모르지만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속가능한 패션을 따르라” 1위가 되고픈 이유
파타고니아코리아의 목표는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1위’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미국 본사에서 진행하는 인쇄, 출판, 스타트업 후원, 식품, 되살림 농업 등의 사업을 국내에서도 시행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인데, 아웃도어 업계 성공모델로 올라서는 게 우선 선행돼야 할 과제라는 의미에서다.
최 지사장은 “미국이 다양한 형태의 사업들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이유는 의류 사업이 탄탄한 반석 위에 올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안에서 항상 1~2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미국처럼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야 하는 게 우선순위”라면서 “국내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미국에서 하는 모든 사업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파타고니아코리아는 아웃도어 브랜드 성장에 중점을 두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본사 지침에 따라 ‘100% 탄소 중립 기업’을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제품 공정, 운영시설을 비롯한 생산 공급망 전체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풍력 및 태양광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핵심은 자연스러운 지속성장이다. 따라서, 수요창출을 위한 인위적인 출점 목표나 과도한 매출 목표는 세우지 않는다. 현재 파타고니아코리아는 44개 매장을 열었으며, 매장은 100개 이상 열 계획이 없다. 올해 매출 목표는 450억원이며, 내년 목표는 550억원으로 잡았다.
그는 “보통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는 매장을 300개 정도 여는데 국내 시장에서는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도 하고자 한다면 순식간에 열 수는 있지만 그 길을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천천히 확장하며 내실을 기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우리가 패션 산업에서 미칠 수 있는 유의미한 방향을 찾아가는 데 시간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지사장은 “역설적이지만 업계 1등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그는 “넘버원이 된다면 나머지 모든 브랜드들은 우리의 방향성을 채택할 것이고 그 방식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알리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방법이 되는 만큼 성공모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핵심은 자연스러운 지속성장이다. 따라서, 수요창출을 위한 인위적인 출점 목표나 과도한 매출 목표는 세우지 않는다. 현재 파타고니아코리아는 44개 매장을 열었으며, 매장은 100개 이상 열 계획이 없다. 올해 매출 목표는 450억원이며, 내년 목표는 550억원으로 잡았다.
그는 “보통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는 매장을 300개 정도 여는데 국내 시장에서는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도 하고자 한다면 순식간에 열 수는 있지만 그 길을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천천히 확장하며 내실을 기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우리가 패션 산업에서 미칠 수 있는 유의미한 방향을 찾아가는 데 시간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지사장은 “역설적이지만 업계 1등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그는 “넘버원이 된다면 나머지 모든 브랜드들은 우리의 방향성을 채택할 것이고 그 방식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알리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방법이 되는 만큼 성공모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우혁 파타고니아코리아 지사장 프로필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1999~2009년 ㈜아디다스코리아 상품기획팀 매니저, 카테고리 마케팅 매니저(CMM)
△2010~2012년 ㈜데상트코리아 르꼬끄 스포르티브 브랜드 사업본부 상품팀 매니저, 데상트코리아 브랜드 매니저
△2013~2016년 ㈜파타고니아코리아 사업부장&상품기획팀 팀장
△2016년~현재 ㈜파타고니아코리아 지사장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1999~2009년 ㈜아디다스코리아 상품기획팀 매니저, 카테고리 마케팅 매니저(CMM)
△2010~2012년 ㈜데상트코리아 르꼬끄 스포르티브 브랜드 사업본부 상품팀 매니저, 데상트코리아 브랜드 매니저
△2013~2016년 ㈜파타고니아코리아 사업부장&상품기획팀 팀장
△2016년~현재 ㈜파타고니아코리아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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